재고평가손실 등 분사 첫 영업손실부정적 실적 전망 속 부채도 과중… 재무 부담 커져
  • ▲ SK종합화학. ⓒ성재용 기자
    ▲ SK종합화학. ⓒ성재용 기자
    2012년 이후 줄곧 'AA(안정적)'을 유지하던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6월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까지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저하된 영업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이 까닭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평은 SK종합화학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송미경 나이스신평 실장은 "주요 제품의 불리한 수급여건 등의 영향으로 영업수익성이 제하됐으며 배당금 지급, 사업 입수로 인한 자금 소요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한신평이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할 때와 같은 이유다.

    당시 원종현 한신평 실장은 "수급 부진에 따라 영업실적이 점차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주력 제품인 PX(파라자일렌)에 대한 중국 내 현지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중장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사업 인수 및 배당금 관련 자금 소요로 인해 확대된 재무 부담 등을 감안해 등급전망을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됐으며 국내 3대 신평사 중 두 곳에서의 하향 조정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점쳐진다.

    올 들어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다운스트림 수요 부진, 중국 내 대규모 증설 집중에 따른 공급능력 확대 등으로 주요 제품인 PX의 수급여건이 악화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영업수익성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

    실제 2011년 1월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이래 최악의 영업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40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2011년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첫 영업손실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1분기 9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 영업이익이 19억원에 그치는 등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1분기의 경우 유가 급락 여파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방수요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322억원의 1.48%에 불과하다.

    3분기 누적 매출액 6조5453억원 역시 창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며 원가율(96.7%)은 최고치다. 직전 9년간 3분기 누적 원가율은 91.7%다. 외형이 줄어들고 원가 투입 비중이 높아진 만큼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순손실 1388억원도 창사 첫 마이너스다.

    단기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전망, 2020년 전후로 예정된 중국 내 대규모 PX설비 증설 계획 등을 고려할 때 과거에 비해 저조한 이익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송미경 실장은 "중단기적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했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감소할 전망인 점, 저효율 설비의 생산을 중단한 점 등은 영업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 등 역내 PX 신증설 계획이 2021년 상반기까지 집중돼 있어 저조한 수급 여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 영업실적은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프랑스 화학업체 아르케마社의 고기능성 폴리올레핀 사업 인수(4488억원), 배당금 지급(7000억원) 등으로 재무안정성까지 흔들리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부채 규모가 3년 연속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3년째 악화되고 있다. 3분기 부채는 3조2125억원으로, 2017년 3분기 1조9155억원에 비해 67.7% 늘어났으며 부채비율은 44.5%에서 98.4%로 불어났다.

    차입 규모는 최근 6년새 가장 많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최고다. 3분기 차입금은 2조1875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1조7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5년 평균 25.0%의 곱절이 넘는 67.0%다. 차입금 등 부채가 늘어나면서 이자비용(383억원)도 5년 평균 323억원을 상회한다.

    이에 반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5년 평균 5862억원의 절반 수준인 3231억원에 불과하며 유동비율은 160%로, 직전 5년 평균 197%를 밑돌고 있다.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만큼 자체적인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늘어난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송 실장은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 투자 정책을 감안할 때 향후 업황 회복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개선될 경우 배당 규모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 수준의 재무구조를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