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반정부부채 811조…GDP대비 42%, OECD 33개국중 6위공기업 포함시 1133조…GDP대비 59%, 상승폭 2013년이래 최고文정부 들어 감소세 접고 반등…세입줄고 퍼주기에 씀씀이 커져
  • ▲ 부채.ⓒ연합뉴스
    ▲ 부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한국도로공사 같은 공기업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나랏빚이 11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 1인당 빚은 21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공기업 등 숨은 나랏빚은 문재인 정부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세입은 줄어드는 데 씀씀이는 커지면서 공기업을 활용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사업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24일 2019년도 일반정부 부채와 공공부문 부채 산출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정부·지방자치단체 부채(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을 추가한 일반정부 부채(D2)는 81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759조7000억원보다 51조원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40.0%에서 42.2%로 2.2%포인트(P)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2015년(9.0%) 이후 가장 높았다. 증가액도 2015년(55조6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재정당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0.0%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비교 회원국 33개국 중 6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주요국 D2 비율은 △미국 108.4% △일본 225.3% △영국 116.1% △독일 68.1% 등이다. 우리나라보다 D2 재정건정성이 높은 나라는 △에스토니아(13.4%) △룩셈부르크(30.0%) △뉴질랜드(32.6%) △체코(37.7%) △스위스(38.1%) 등 5개국이다.
  • ▲ 공공부문부채 연도별 추이 및 세부내역.ⓒ기재부
    ▲ 공공부문부채 연도별 추이 및 세부내역.ⓒ기재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 등 비금융 공기업을 포함해 '숨은 빚'으로 해석되는 공공부문 부채(D3)는 지난해 말 현재 113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1078조원보다 54조6000억원 증가했다. 도공, 한전과 발전자회사 등 중앙 비금융공기업 부채가 359조9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 늘었고, SH 등 지방 비금융공기업 부채도 43조7000억원으로 1년 새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 규모는 2014년(58조6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부채비율은 56.8%에서 59.0%로 2.2%P 올랐다. 상승 폭은 2013년(2.9%P) 이후 가장 컸다. 재정당국은 D3를 산출하는 OECD 7개국 중 멕시코(47.5%)에 이어 두 번째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장기채무(86.7%), 고정이자율(97.0%), 국내채권자(86.7%) 비중이 높아 질적 측면에서 채무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부채를 국민 1인당 빚으로 계산하면 2186만원(추계인구 기준) 수준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정부가 뒤늦게 마련한 재정준칙이 맹탕 수준이어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공기업을 통해 굵직한 국책사업을 벌이는 사례가 많고 공기업은 부도가 나도 정부가 보증을 선다"며 "(착시효과를 보이는)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해 국가채무비율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당국도 재정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D2·D3 부채비율 모두 주요국과 견줬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며 "다만 지난해부터 부채비율이 상승세로 전환된 점,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위험 등을 고려할 때 재정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정당국은 관리를 위해 지출효율화, 탈루소득 과세 강화와 비과세·감면 정비 등 세입기반 확충,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부채비율은 현 정부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D2 증가 폭은 2015년 1.1%P에서 이듬해 0.4%P, 박근혜 정부 임기 말인 2016년 마이너스(-)1.1%P로 감소세를 보이다 문재인 정부가 본궤도에 오른 2017년 -0.1%P로 멈칫한 뒤 지난해 2.2%P로 반등했다. D3도 마찬가지다. 2015년 -0.8%P, 2016년 -1.0%P, 2017년 -2.6%P로 감소세를 유지하다 2018년 -0.1%P로 둔화한 뒤 지난해 2.2%P로 껑충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