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0% 차지하는 면… 불닭 시리즈가 80% 넘어신규사업·내수 돌파구 찾아야김정수 총괄사장 경영복귀 후 성과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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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라면 실적, 특히 해외 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난 삼양식품이 신규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대부분의 실적이 해외, 라면, '불닭' 시리즈에 집중되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다. 여기에 김정수 총괄사장의 경영 복귀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975억46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0% 증가했다. 해외 매출액이 삼양식품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누적 해외 매출액은 286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8%에 달한다. 이는 내수 판매액 2111억원을 추월한 수치다. 2016년 25.9%였던 삼양식품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7년 44.7%, 2018년 42.6%, 2019년 50.1%로 커졌다.

    이중 불닭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6%다. '불닭 챌린지' 등의 유행에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라면이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진 덕이다. 

    삼양식품은 면류에서만 4530억9600만원의 순매출액을 냈다. 총 순매출액의 91.1%에 달하는 수치다. 전년 3분기 매출대비 29.3% 증가했다. 스낵사업부 매출은 같은 기간 1.4% 감소했다.

    이처럼 삼양식품이 영위하는 사업부문은 면사업부, 스낵사업부, 유가공사업부, 소스·조미소재사업부 등이 있지만 매출액에서 면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국내 라면 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양식품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11.3%다. 2018년 12.9%와 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삼양식품은 "다양한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사 대표 브랜드인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매출 및 이색 콜라보, 시장 트렌드 반영 제품 등으로 점차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삼양식품은 또한 면류의 해외 및 국내 판매량 증가에 따른 선제적 대응과 생산능력 효율 및 원가 절감 기대, 제품 등의 품질향상을 위해 경남 밀양 신공장의 투자액과 기간을 늘렸다.

    당초 2018년 1월부터 원주공장 부지내 신규 생산 4라인을 증설하는 투자를 진행해 지난해 완료 예정이었지만 2022년 경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내 신규생산 3라인 공장 건축공사 투자로 내용 및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투자 금액 또한 1300억원에서 2000억원까지 늘렸다. 

    지난해 10월 김정수 총괄사장의 경영복귀 이후 삼양식품은 수출 확대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김 사장은 삼양식품의 '효자' 불닭볶음면을 개발한 주역으로 알려져있다.
  • ▲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지난해 10월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밀양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
    ▲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지난해 10월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밀양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
    다만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의 경우 라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고, 포화상태인데다 불닭에 치우친 실적은 빠르게 변하는 전세계 식품 트렌드에 따라 변동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의 복귀 이후 행보에 많은 시선이 쏠려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양식품은 현재 주력 사업인 면, 스낵 제품의 제조 및 판매에 전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지속적인 신사업 및 신규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일단 삼양식품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소스사업의 확대에 집중한다.

    소스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을 197억원으로 전년 3분기 누적 매출대비 34.5% 끌어올렸다. 불닭소스를 시작으로 핵불닭소스, 까르보불닭소스, 불닭마요 등 B2C 소스 제품을 판매 중이다.

    또한 소스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의 수출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데다 프랜차이즈 및 식품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기획 제품을 런칭하면서 B2B 소스 매출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며 다방면으로 매출을 신장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온라인 브랜드와 자사몰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비건과 웰빙 트렌드 등에 맞춘 신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온라인 브랜드 '페퍼밀' 강화, 자사몰 마케팅 강화, 타 판매채널 및 브랜드와의 컬래버 등을 올해 계획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사몰 '삼양맛샵'을 운영 중인 삼양식품은 지난달 온라인브랜드 페퍼밀의 출시 1주년을 맞아 리빙브랜드 'Hi, pepper’s Kitchen(하이페퍼스키친)'을 런칭하기도 했다. 삼양맛샵은 추후 다양한 생활 리빙 굿즈를 시리즈로 출시하며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웰빙트렌드에 맞춰 소비자 건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비건, 제로웨이스트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제품 홍보, 소비자 이벤트 실시 등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장수 스낵 사또밥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비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