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은행 작년 평균 예대율 99% 수준대출 수요 급증에도 예수금 관리 선제적
  • 대형 저축은행들이 올해 110%에서 100%로 강화되는 예대율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시중은행 못지않게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가운데 예수금 관리를 선제적으로 해온 덕분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지난해 3분기 예대율은 평균 99.23%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 97.52% ▲OK저축은행 106.05% ▲한국투자저축은행 100.44% ▲페퍼저축은행 94.02% ▲웰컴저축은행 98.11%다.

    예대율이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의 비율로, 예수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운용토록 한다. 예대율이 100% 이상이면 대출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9년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 예대율 규제를 신설했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110%까지 허용됐으나 올해부터는 시중은행 수준인 100%로 맞춰야 한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 규제에 맞춰 대출금과 예수금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온 만큼 작년보다 올해 예대율이 더 적정하게 100% 이내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예대율이 가장 높은 OK저축은행은 예수금 수위를 조절을 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OK읏샷정기예금 금리를 1.5%에서 1.8%로 상향해 1000억원 한도로 특판을 내놨다. 반면 다른 정기예금 금리는 0.1%포인트씩 내렸다.

    수신 여력이 충분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늘어난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예수금을 늘릴 필요가 있는 만큼 가입기간이 짧은 6개월로 특판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SBI저축은행 역시 정기예금 기본이율을 지난 4일 0.1%포인트 인상했다가 일주일 만인 12일 다시 직전 수준으로 내렸다. 12개월 이상 36개월까지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현재 모두 1.90%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예·적금 외에는 자금 조달 방법이 없어 연말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하거나 예금금리 조정을 통해 예대율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 대출 수요가 급증했고, 저축은행도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면서 여신고가 크게 불어났다. 

    그러나 초저금리 시대 속에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0%대로 추락하자 갈 곳 없는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몰렸고, 이에 수신고 역시 충분해지면서 예대율 관리가 용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1.9% 수준으로 시중은행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지난해 8월 예금금리가 1.65%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순해 예금금리를 올리면 수신고가 올라가고 반대로 금리를 낮추면 내려간다"며 "작년 말부터 예대율이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어 연말 연초 특판 상품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잠잠한 특판, 금리 경쟁이 3월 말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도입과 맞물려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모바일 앱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