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소멸되는 카드포인트 가치 연간 1100억원카드사 배불린다는 지적에 2017년 재단 설립해 기부지난 5일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및 현금화 서비스 시작약 일주일간 778억원 현금화, 소비자 혜택 개선 '긍정적'
  • 신용카드 포인트가 돌고 돌아 드디어 제 자리를 찾았다.

    현재 신용카드는 1억1323만장으로, 1인당 평균 보유 카드 수는 4장이다. 신용카드 홍수의 시대에 살면서 고객들은 다양한 카드를 통해 포인트를 적립했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이 포인트를 적립하는 순간 내부적으로 일정 금액을 충당금 형태로 쌓아놓게 된다. 5년이 흘러 카드포인트가 소멸되면 카드사들은 충당금이 공돈으로 바뀌게 된다.

    흩어져 있는 카드포인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소멸되는 포인트 가치가 연간 약 1100억원에 이를 정도다. 카드사들은 소멸예정인 카드포인트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본인들의 배를 불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눈치를 보던 전업 카드사 8곳(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겸영은행 10곳(광주은행, DGB대구은행, BNK경남은행, BNK부산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SH수협은행, NH농협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은 2017년 3월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을 설립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67조에 의거 유효기간이 경과한 선불카드 잔액 및 신용카드 포인트 등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하는 사회공헌사업의 효율적인 관리 및 운용을 위해서다.

    소비자의 불만과 비판이 거세지자 정치권에서 법을 제정했고, 카드사들은 어쩔수 없이 떠밀려 기부 형태를 통해 카드포인트를 사회에 환원하게 된 것이다.

    2019년 기준으로 재단의 기부금 수입은 총 820억원이다. 카드사들은 약 50억~100억원을 기부한 셈이다. 재단은 130억원을 지출하고 전년에 이월된 금액까지 합쳐 900억원이 다시 이월됐다. 카드사들이 억지로 하는 듯한 기부와 사회공헌활동은 고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금융위와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5일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및 현금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흩어져 있는 카드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본인 계좌에 현금으로 이체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카드포인트 현금화는 2018년부터 가능했지만 개별 카드사마다 진행해야 하는 등 불편하고 번거로웠던 것을 개선한 것이다. 특히 1포인트를 1원으로 현금화하도록해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했다.

    서비스 시작 이후 약 일주일간 778억원이 현금화돼 고객 명의 계좌에 이체됐다. 기자도 가장 먼저 체험기를 통해 13만원을 현금화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방치됐던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환영할만 한 조치다. 카드사들도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소비 촉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고무적인 반응이다.

    결국 신용카드의 꽃이라고 할 만한 포인트 제도가 고객중심으로 전환됐다. 귀찮고 불편해서 활용하지 못했던 고객들의 소중한 포인트가 카드사 주머니에서 등 떠밀린 기부로, 이제는 고객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카드포인트의 착한 변화, 자의든 타의든 이런 변화를 이끈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늘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았던 카드사들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