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파워텔 매각 필두, 조직 새판짜기 드라이브기업가치 높이기 일환... 주가부양 기조 유지KT서브마린, KT텔레캅, KT엠모바일 추가 구조조정 물망
  • 구현모 KT 대표가 연초부터 KT파워텔 매각을 필두로 조직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구 대표가 지난해 취임 이후 천명한 'KT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가부양 기조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1일 KT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용 무선통신 계열사인 KT파워텔을 영상 기기 등 멀티미디어 전문 기업인 아이디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KT는 보유한 KT파워텔 지분 777만 1418주(44.85%) 전량을 406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이는 구 대표가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조직 개편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계열사들간 리스트럭처링, 이합집산을 통해 독자 생존력을 높이겠다는 것.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자회사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해 유통분야 사업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11월에는 새로운 기업간 거래(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며 디지털 플랫폼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가 계열사들에 대한 과감한 조직 개편을 진행하는 배경에는 조직의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는 지난해 3월 KT 수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주가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자사주 매입 등 책임 경영에 앞장섰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KT 주가는 1만 7000원대에서 현재 2만 4000원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2만원대 수준에서 장기간 머무르면서 기업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구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KT파워텔 매각 카드를 꺼내든 것도 조직의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자회사를 과감히 정리하는 동시에 확보된 406억원의 자금으로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신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것.

    KT 내부적으로도 구 대표의 구조개편의 칼 끝이 어디를 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KT파워텔 매각이 민영화 이후 첫 통신 자회사라는 점에서 철저히 성과주의로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실적이 저조한 KT서브마린과 KT텔레캅, KT엠모바일 등은 추가 매각 대상으로 높게 점쳐진다.

    해저케이블 업체 KT서브마린은 지난 2016년 이후 매출과 영업익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KT텔레캅도 2019년 당기순손실 48억원, KT엠모바일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81억원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탈통신을 선언하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만큼 조직개편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람 "고강도 체질개선으로 KT의 향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