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거래금액 구간 표준 세분화·고가주택 거래시 협의 권고중개업소 임대료 상승…땜질실 수수료 개편NO 집값안정 우선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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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급등으로 주택 거래에 따른 중개수수료도 덩달아 오르면서 국민권익위가 제도 손질에 나선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개사들은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9일 국민권익위는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주택의 중개보수와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국토교통부와 전국 17개 자치광역자치단체에 권고했다. 

    이번 방안에는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선, 공인중개사의 법정 중개서비스 외 부가서비스 명문화, 중개거래과정 분쟁 발생 최소화와 중개의뢰인 보호 장치 강구, 주거 취약계층 중개보수 지원을 위한 지자체 역할 강화가 담겼다.

    권익위는 집값 급등으로 현재 5단계인 거래금액 구간 표준을 7단계로 세분화하고 구간별 누진방직 고정요율을 적용하되 고가주택 거래 시 중개사와 거래당사자가 협의를 통해 중개보수 비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권했다.

    6억원 미만 주택거시래 수수료는 0.5%로 통합하고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에는 0.6%, 9억 초과에 대해서는 5단계로 나누고 금액이 클수록 요율이 적어지도록 구성했다. 

    제시안에 따르면 9억~12억원은 0.7%, 12억~18억원 0.4%, 18억~24억원은 0.2%, 30억 초과시 0.1%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12억~18억원에는 210만원, 18억~24억원은 290만원, 24억~30억원은 630만원, 30억원 초과 시 930만원이 추가되지만 9~12억원은 150만원, 6~9억원은 60만원을 공제한다.

    이렇게 되면 10억원 아파트 매매 시 현재 최대 900만원(0.9%)인 중개 수수료는 550만원으로 39% 인하된다. 

    일반 소비자들은 권익위의 이번 권고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과 수도권에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이 크게 늘었지만 수수료 요율을 결정짓는 산정방식이 과거 기준에 머물러 어 현실 괴리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시세 9억원 초과 아파트는 2017년 21.9%에서 2020년 49.6%, 지난 1월 51.9%까지 확대됐다. 

    중개업계에서는 집값 상승에 따른 현행 중개수수료 제도를 점검하는 것은 공감하나 속도와 방식에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집값뿐만 아니라 물가, 임대료도 크게 올랐는데 중개수수료는 무조건 인하해야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공인중개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송파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작년초 코로나19 발생 이후 거래급감에도 월세는 그대로 부담해야 했다. 2~3월 초 폐업하는 중개업소들이 많았지만 그에 따른 지원은 전혀 없었다"며 "부동산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국민인데 정부에서 수수료를 놓고 공인중개인만 매도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언급했다. 

    공인중개사협회도 중개사 권리 보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협회는 최근 외부연구기관에 중개시장 실태, 실제 수수료 규모, 중개인들의 수입·지출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중개사들이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매달 부담하는 상가 임대료, 고용한 직원 월급, 실제 취득한 수수료 실태부터 파악한 뒤 제도 변경을 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실제로 고가 주택 거래 비중이 높은 강남 중개업소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행 최고수준인 0.9% 수수료를 전부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0.5% 에서 의뢰인과 협의를 통해 수수료를 책정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면서 공인중개사의 삶도 보장할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중개수수료 구간 손질에 매몰되지 말고 집값 안정에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집값이 오를 때마다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 정책 신뢰도는 떨어지고 시장 불안감만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14년 집값 급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 최다치를 기록하자 부랴부랴 부동산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당시에도 중개업계 영세화, 폐업 부작용 등 각종 우려가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주목할 점은 중개수수료 개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14년 체계를 손댄 것은 2000년 이후 무려 14년만이었는데, 이번에는 7년 만에 개편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부수적인 문제인 중개수수료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근본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