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친족 경영회사 은폐,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불 지펴명예회장 별세, KCC 3남 경영권 사전 승계 호평 ‘무색'KCC “누락회사 친족들 독립경영, 정 회장과 무관”…‘공은 검찰로’
  • ▲ 정몽진 KCC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제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KCC 자료
    ▲ 정몽진 KCC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제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KCC 자료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과정에서 본인 차명회사와 친족소유 회사를 누락한 혐의로 정몽진 KCC회장이 검찰에 고발되면서 대기업 위장계열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리틀 정주영으로 불리던 정상영 KCC명예회장 별세로 현대가 1세대 경영이 막을 내린 가운데 정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회장의 고발소식은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이라는게 재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정 회장은 1991년 KCC 전신인 고려화학에 이사로 입사해 9년만인 2000년 금강고려화학 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05년부터는 현 KCC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고 2019년에는 세계적 실리콘회사 모멘티브를 인수한뒤 실리콘사업을 KCC의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KCC는 건축내장재·자동차용 도료·창호제, 실리콘사업을 영위하는 이 분야 국내 1위 업체다. 2019년말 기준 3조119억의 매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17개의 국내 계열회사와 37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중 상장사는 (주)KCC, (주)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주) 등 3개사, 비상장사는 (주)금강레저, 미래(주), 대산컴플렉스개발(주), 세우실업(주), (주)동주상사, (주)동주, 대호포장(주), (주)동주피앤지, (주)상상, (주)퍼시픽콘트롤즈, (주)티앤케이정보, 주령금속(주), (주)실바톤어쿠스틱스, 케이퓨처파트너스(주) 등 14개사다.

    정상영 명예회장 별세뒤 정몽진 회장 등 삼형제는 모두 각자의 회사에서 '회장' 직함을 갖는 등 경영승계 과정에서 전혀 잡음이 없었다.

    정몽진 회장은 지난 2004년 사실상 KCC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굳혔다. 고 정상영 명예회장은 당시 KCC 보유주식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분산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진 회장은 KCC 최대 주주에 오른뒤 꾸준히 KCC 주식을 매수해 작년 3분기말기준 지분율을 18.55%로 끌어올리며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했다.

    차남 정몽익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KCC글라스대표로 판유리·인테리어사업, 3남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맡으며 역할 분담도 원활히 이뤄졌다.

    하지만 정몽진 회장의 검찰 고발이라는 악재는 KCC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친족이 100% 지분을 소유한 납품업체를 누락하고 외삼촌·처남 등 23명의 친족을 지정자료에서 제외해 역으로 가족경영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해당 지정자료 허위제출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높고 자료제출 누락에 관련된 친족들이 외삼촌, 처남 등 동일인과 가까운 친족으로 사업 영위를 인지하고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중대한 사안”이라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KCC측은 “누락된 회사들은 친족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회사들로 설립과 운영에 정 회장이나 KCC가 관여한 부분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법정공방이 불가피해졌다.

    차명회사 소유와 친인척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는 그간 공정경제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과 함께 근절 목소리가 높았다.

    KCC 2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정 회장의 위법 논란이 과연 어떤 결론을 낼지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