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생아 27.2만명·사망자 30.5만명 기록… 3.3만명↓합계출산율 0.84명… 사상 최저·3년째 1명 밑돌아15년간 225兆 투입했으나 출산율 역주행… 코로나발 악영향도 우려
  • ▲ 신생아실 빈 카트.ⓒ연합뉴스
    ▲ 신생아실 빈 카트.ⓒ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을 보였다. 정부가 저출산을 극복하려고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지만, 인구 절벽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3만3000명 자연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보다 3만300명(-10.0%) 줄고,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명(3.4%) 늘었다. 사상 처음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출생아 수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소, 사망자 수는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5년간 40만명대를 유지하던 출생아 수는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진 뒤 불과 3년 만에 20만명대로 추락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粗)출생률은 5.3명으로 집계됐다. 역시 역대 최저치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사망률은 5.9명으로 2010년부터 11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 ▲ 인구 자연증가 추이(1970∼2020년).ⓒ통계청
    ▲ 인구 자연증가 추이(1970∼2020년).ⓒ통계청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0.84명으로 조사됐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를 말한다.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으로 0명대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최저 수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스페인으로 1.26이었다. 한국은 첫째 아이 출산나이도 31.6세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늦었다.

    시·도별로는 세종(1.28명), 전남(1.15명), 강원(1.04명) 순으로 높았다. 서울은 0.64명으로 가장 낮았다.

    문제는 정부가 저출산을 극복하려고 관련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지만, 출산율 저하를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시행계획을 보면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워 지난해까지 총 225조원(예산안 기준)을 집행했다. 지난해 관련 예산은 40조2000억원으로 2006년(2조1000억원)보다 20배나 많았다.

    하지만 출산율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결혼이 줄면서 당분간 합계출산율 감소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30일 내놓은 '포스트(後)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출산에 미칠 영향은 2022년까지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계청은 장래인구특별추계상 저위(비관) 추계 시나리오에서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2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은은 이를 더 밑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