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공공행정 12.2만명↑… 숙박·음식업은 5.9만명↓60대이상 15.9만명↑… 29세이하 9000명↓·30대 4.8만명↓실업급여 1조149억원 지급… 5개월 만에 다시 1조원 웃돌아
  • ▲ 노인일자리.ⓒ뉴데일리DB
    ▲ 노인일자리.ⓒ뉴데일리DB
    지난달 혈세를 투입하는 재정일자리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올해 1월 1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던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다시 반등했다. 고용 쇼크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부랴부랴 보건복지·공공행정 직접 일자리 공급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재정 지출에 기대는 공공일자리 비중이 커지면서 고용통계 왜곡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16개월 만에 내림세를 마감한 이후 두달 연속으로 가입자가 늘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실업급여는 다시 1조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9월 이후 다섯달 만에 1조원대를 넘어섰다.

    1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9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1000명(1.4%) 늘었다. 월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2004년 2월(13만8000명) 이후 가장 낮았던 올 1월(16만9000명)보다 소폭 개선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 36만5000명, 11월 39만4000명으로 고공행진을 하다 12월 23만9000명, 올 1월 16만9000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가입자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한 탓도 있지만, 예산 소진으로 지난해 말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종료된 데다 연초 사업예산 집행도 늦어지고 있어서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5만9000명 줄었다. 지난해 12월(-3만4000명), 올 1월(-5만4000명)에 이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서비스(-1만5000명), 운수업(-1만2000명)도 감소했다. 대신 온라인·비대면 산업 확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포함 정보·통신·출판(3만9000명)과 무점포소매업 등 도·소매업(1만2000명) 등은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54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4만7000명(1.6%) 늘었다. 보건복지(9만명)와 공공행정(3만2000명) 등 정부·지자체 일자리 사업 분야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컸다. 정부는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하고 실업자가 150만명을 웃돌자 1분기 중 지자체와 협력해 '90만개 플러스알파(+α)'의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처방책을 내놨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 중 상당 부분이 세금을 투입해 만든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이 강해 고용 통계에 '착시효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출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서도 세금 낭비는 물론 통계분식(粉飾)을 위한 꼼수 예산이라며 2조1000억원 전액 삭감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정부는 27만5000명의 추가 일자리를 추경에 반영한다고 했으나 대부분 사업이 취업연계조건이 없는 단순 알바이거나 이미 기업체가 구인 공고를 낸 사업"이라며 "선거용으로 급조된 현금살포용 추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통계에선 그나마 우리 산업의 근간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2만2000명(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이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올 1월 5000명(0.1%)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증가 폭이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업종에서 반도체와 가전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달 가입자가 9000명 늘었다. 식료품(7만1000명)과 기계장비(4만3000명)도 증가 폭이 커졌다.

    반면 자동차(-4000명)와 화학제품(-8만2000명), 1차 금속(-2만1000명) 등은 감소세가 지속했다. 정부의 해운 재건 목표에 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입자가 늘던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10만명)는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달(-10만2000명)보다 감소 폭은 다소 완화했으나 중·소 조선사의 불황과 대형 조선사의 구조조정 등이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도 지난해 8월 이후 감소세가 여전했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 수출 증가 등으로 감소 폭은 둔화하는 모습이다.

    나이별로 증감을 보면 40대(4000명), 50대(8만5000명), 60세 이상(15만9000명)은 증가했지만, 29세 이하(-9000명)와 30대(-4만8000명)는 감소했다. 기업의 채용 축소·연기로 청년층에 고용 충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 ▲ 실업급여.ⓒ연합뉴스
    ▲ 실업급여.ⓒ연합뉴스
    지난달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게 주는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4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0%(1484억원) 증가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1조1663억원) 이후 다섯달 만이다. 실업급여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해 4월부터 9000억원을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69만9000명이다. 제조업(1만7000명), 건설업(1만6000명), 도·소매(1만2000명), 사업서비스(1만2000명), 보건복지(1만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신규 신청자는 1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이후 10만명을 밑돌다 12월(10만8000명) 다시 10만명대로 늘어난 후 석달 연속 1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