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국민연금, 17.57% 소액주주 변수'3%룰'은… "오너가 견제" vs "경영권 위협"주총 이후는… 타이어 vs 非타이어 나뉠 수도
  • ▲ 조현범 사장(왼쪽) 조현식 부회장.
    ▲ 조현범 사장(왼쪽) 조현식 부회장.
    한국타이어家의 경영권 분쟁이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 국면으로 돌입했다. 

    일각에서 후계구도를 둘러싼 갈등이 이번 주주총회 결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결과에 따라서 결국 회사를 '찢는 것'만이 갈등을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6월 조양래 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한 지분 23.59%를 넘기며 후계자로 지목한 것을 두고 경영권 다툼을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갈등은 다시 장남 조 부회장이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제안하는 주주서한을 공개하면서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형제간 직접 대결 대신 감사위원 후보로 세 대결을 벌이는 형국이 된 셈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사장이 42.9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식 부회장 19.32%, 장녀 조희경 이사장 0.83%, 차녀 조희원씨 10.82%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은 73.92%에 달한다. 

    결국 5.21%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쥔 배경이다. 아울러 17.57%의 소액 주주들이 어떻게 나설지 등도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일각에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 그리고 3%룰 등의 변수들이 있지만 대개의 전망은 조 사장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다만 올해 주총부터 적용되는 3%룰도 변수다. 기존 상법대로라면 조 사장이 상당히 유리하다. 그러나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개정 상법에 따라 주요 주주들의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하면 조현범 사장, 조현식 부회장, 조희원 씨,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각각 3%로 동등해진다. 조희원 씨가 '중립'을 내세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 그리고 3%룰 등의 변수들이 있지만 대개의 전망은 조 사장의 우위를 점친다.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직접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부분과 타이어 외 미래 먹거리 등 신사업 추진력이 그룹 내부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어서다. 

    아울러 조 부회장, 조 이사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제안 등으로 기업의 경영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오히려 주주가치가 떨어지고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 경기도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 외관.
    ▲ 경기도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 외관.
    시장에선 대주주의 횡포를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3%룰이 입법 취지와 달리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3%룰이 경영권 분쟁의 수단으로 쓰이면서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갈등이 심해지면 기업 가치를 해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조 부회장도 3%룰을 앞세워 권리 행사를 위한 주주 제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이 승리를 거머쥔다고 해도 조 부회장 측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권 분쟁은 불씨는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향후 형제간, 남매간 계열분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조 사장이 타이어 부문을, 조 부회장이 비타이어 부문을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타이어가 주력이긴 하지만 비타이어 부분에 배터리회사인 한국아트라스BX가 있고, 국내 최대 자동차 공조 시스템회사인 한온시스템 지분 20%와 우선매수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