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철회' 청원 동의자 11만명 달해사전청약 기대에 일부 3기 신도시 전세거래량↑정부 강행 의지 전세 매물 감소 현상 이어질듯
  •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에 따라 '3기 신도시'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 청원도 11만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다만 일부 3기 신도시 지역에서는 전세 거래량이 늘면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등 여전히 사전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제3기 신도시 철회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현재까지 동의자가 10만 98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LH를 시작으로 공직자·공기업과 관련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3기 신도시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12일에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만 18세 이상 500명 대상)한 결과 '광명·시흥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을 철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절반을 넘어선 57.9%로 집계되는 등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반응과 달리 경기도 시흥시를 비롯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전세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전세 매물도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철회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함에 따라 무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사전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종합정책질의에서 "2·4 대책 이후 3기 신도시 일부인 광명·시흥 신도시 건설 계획은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고 보고 추진 중"이라며 "4월 신규 택지 추가 발표도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통계를 살펴보면 이날 기준 경기도 시흥시의 전세 매물은 총 883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되기 전인 전월 동기(1148건) 대비 약 23%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천 계양구의 경우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은 568건에서 518건으로 8.8% 가량 감소했다. 인천 동구와 서구, 미추홀구 등의 전세 매물이 같은 기간 각각 66.6%, 42.5%, 10.9%씩 늘어난 것과 다소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 남양주시는 2.6%(1253건→1220건), 경기도 과천시는 4.3%(394건→377건)씩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경기도 광명시와 하남시 등 비교적 전셋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사전청약 기대감과 가격에 대한 부담이 맞물리면서 시흥시 등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낮은 3기 신도시 지역에 전세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광명·시흥지구를 비롯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능성이 낮은 만큼 청약을 노리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며 "3기 신도시 계획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확고해 전셋값 부담이 높은 지역을 제외하면 당분간 매물 감소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