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셀러샵’ 한달 지났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입점 판매자 40여개 불과… 고객 반응 없어경쟁사 오픈마켓과 차별화 못 보여
  • ▲ 홈플러스 셀러샵.ⓒ홈플러스
    ▲ 홈플러스 셀러샵.ⓒ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오픈마켓 형태로 진출한 ‘셀러샵’의 론칭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분위기다. 온라인 강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경쟁 e커머스 업계와 별 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 

    여기에는 홈플러스가 온라인 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셀러샵은 지난달 15일 홈플러스 모바일앱 개편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오픈마켓 서비스다. 최초 서비스 당시 15개 수준이었던 입점 브랜드는 현재 46개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테팔, 마이크로소프트, 동원공식샵 등 대형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이 특징이다.

    다만 현재까지 홈플러스의 오픈마켓은 아직 클로즈드마켓에 가깝다. 판매자에게 항상 열려있는 오픈마켓이 아닌 홈플러스 측과 논의에 따라 개별적으로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공식적인 수수료율 등도 다른 오픈마켓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판매자나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른 오픈마켓에서 다양한 할인쿠폰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홈플러스를 택할 이유가 많지 않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고객에 몰리지 않는 홈플러스에 굳이 물건을 팔 이유가 없다.

    실제 홈플러스 셀러샵은 기획전은 고사하고 별 다른 할인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상품이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데 반해 배송료는 2500~3000원 수준으로 다른 오픈마켓과 같은 수준이다. 당연히 홈플러스 판매 제품과 묶음배송도 지원하지 않고 상품 검색에서도 홈플러스 제품보다 후순위로 밀린다.

    이렇다보니 홈플러스의 셀러샵은 론칭 1개월에도 불구하고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구매후기는 고사하고 상품 리뷰, 상품 문의도 보기 힘든 상황. 메인화면에 셀러샵을 걸어둔 것이 거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자는 결국 트레픽이 몰리는 곳에 가기 마련”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홈플러스에서는 이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홈플러스 측은 셀러샵이 시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셀러샵은 고객 반응을 살피는 트라이얼(Trial) 기간으로 아직 정식 서비스 전환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정식 론칭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오픈마켓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주요 입지의 점포를 매각해야 할 정도인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해석이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대한 투자 대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이미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주요 사업자들로 인해 롯데온(ON)마저 고전을 면치 못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아진 상태”라며 “e커머스 업계에서 수익을 내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홈플러스가 가진 고민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보다 효율적인 투자와 운영방식으로 사업규모의 확장과 더불어 꾸준히 이익을 ‘흑자구조 온라인 사업’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홈플러스의 올해 온라인 매출 목표는 1조3000억원으로 2023년까지 2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