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 11번가 인수 검토지분교환방식 등 논의 중적자 연속 11번가, 인수 후 ‘승자의 저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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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를 삼키려는 새우’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가 오픈마켓 11번가 인수를 추진하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이 거래가 실제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1번가 인수를 성공하면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 등 가세로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오아시스는 최근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고 매각 방식과 절차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오아시스 측은 회사 주식을 11번가 지분과 맞바꾸는 지분교환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지분교환방식 등이 거론된 것은 맞다”며 “다만 오아시스 관계사인 물류업체 루트 신주를 11번가 지분과 교환하는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1번가의 현재 몸값은 약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한때 2조원이 넘는 규모였던 11번가 몸값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영업적자를 낸 탓에 반에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아시스가 어떤 방법으로 11번가를 인수할지가 업계 관심사다. 지난 3월 말 기준 오아이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242억원. 11번가 몸값의 약 2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FI를 끌어들이거나 인수금융(대출)을 활용할 가능성을 점쳤으나 오아시스는 일단 지분교환방식을 11번가 FI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아시스 측은 “인수 방식은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로 신선식품 배송에서 벗어나 오픈마켓과 직구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해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으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철회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업계의 출혈경쟁 속에서도 2011년 설립 이래 매년 연간 흑자를 내고 있다. 올 1분기에도 매출 1289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내며 창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오아시스가 올해 연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한 이후에도 이같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1번가는 올 1분기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318억원보다 손실 규모를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인 상황. 작년 연간 손실은 1258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중국 이커머스 공습 등으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상황. 적자 기업인 11번가를 품다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또 한 번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며 “다만 인수 관련해 방식이나 가격 등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는만큼 실제로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