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화해 손길에 형제들 화답할까… 효성 “가족화합 고민은 다행, 진정성은 부족”

조현문 전(前) 효성 부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효성가(家)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에 효성그룹은 “가족 화합과 관련, 진전된 점은 다행이지만 진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효성그룹은 5일 입장문을 통해 “가족들은 말로만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가족 간에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례가 3개월이나 지났지만 생존해 계신 어머니께 말 한마디 없이 시간이 되면 찾아뵙겠다는 얘기만 하고 있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가족 간에 직접 만날 기회도 없이 변호인을 통해 안을 주고받고, 외부로 이슈화시키는 건 명예회장님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속재산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 문제 등 현안에 대해 형 조현준 효성 회장,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비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형제간 화해하자는 뜻을 전했다.  

그는 “선친께서 형제간 화해를 당부하는 말씀에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상속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사회에 환원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는 선례를 남기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뜻을 법무법인을 통해 조 회장, 조 부회장에게 전달했다”면서 “형제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서로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과거 ‘형제의 난’을 일으킨 것에 대해 경영권 확보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자신의 진심 어린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법적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는 “효성그룹 경영에 관심이 없지만 형제들과 일부 사업체에서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계열분리를 요구하며, 이는 계열사를 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비상장 법인 지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의 화해 제스처로 형제간 갈등 관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효성그룹 입장문에서 조 전 부사장이 언급한 계열분리, 상속재단 설립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형제간 화해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