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동차 업체 초청 반도체 품귀 해결 방안 모색바이든, 56조 투입해 반도체 지원… 주도권 확보 움직임인텔, 마이크론 등 정부 지원 발판 투자-M&A 활발
  • ▲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연합뉴스
    ▲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연합뉴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현지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 및 경제 보좌관들이 오는 12일 반도체, 자동차 업체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한국의 삼성전자도 백악관 초청 기업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호출된 것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밖에도 제너럴 모터스, 글로벌파운드리 등과 같은 반도체, 자동차, 테크기업 등이 다수 초청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영향 및 해결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칩 대란 사태는 코로나19로 인해 노트북을 비롯한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도체 칩 공급이 지연되면서 북미 지역에 공장을 둔 자동차 업체들 또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세계 반도체 칩 공급 물량 대부분을 삼성과 대만 TSMC 두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자국 내 생산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글로벌 '패권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바이든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안보와 연결시키며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2월 말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100일간 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 지난달 31일에는 2조25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500억달러(약 56조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시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현지 기업들의 투자 인센티브와 인재 육성 등을 위해 쓰일 전망이다.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에서 현재 12%로 떨어진 만큼 이를 회복해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미국 기업들도 투자를 통해 화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텔은 지난 23일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곳을 설립하는 데 2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Micron)과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Kioxia)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서버 등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원래 일본 도시바의 사업체였지만 2018년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180억 달러에 매각됐다.

    마이크론은 세계 최대 메모리칩 제조회사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D램 공급 3위 업체다. 웨스턴 디지털은 낸드플래시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키옥시아와 제조·연구개발을 위한 합작 회사도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업고 영향력을 높일 경우 파급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진단한다. 미국은 반도체산업에서 이미 막대한 핵심원천기술을 보유한 나라인 만큼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는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힘을 영향력을 더욱 높일 경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