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현대중-신세계-CJ-LS-현대百도 동참…계열사 중심 계약관행 탈피내년부터 단계적 개방…사내기숙사, 연구소, 향후 대규모 사업장까지경쟁입찰 전환, 사업장 지자체 중소급식업체 우선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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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친족기업 중심 독과점으로 운영되며 부당내부거래 지적을 받아온 대기업집단의 단체 급식시장 개방이 물꼬를 트게 됐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집단은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통해, 계열사 및 친족기업에게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 개방하기로 선언했다.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업체가 4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시장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 15대 기업집단 계열사 또는 친족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단체급식은 식품위생법 등 관계법령이 정한 시설을 갖추면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비교적 중소기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나, 실제로는 시장의 80%를 대기업집단 계열사 등 상위 5개사가 점유하고 있다.
상위 5개 단체급식 업체는 계열사 및 친족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고, 이러한 거래관행은 25년 가까이 지속돼 왔다.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삼성에버랜드의 급식 및 식자재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업계 1위로 성장할수 있었다.
아워홈은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아니지만 LG그룹 故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이 별도 설립한 회사로, 친족관계인 LG그룹 및 LS그룹과 오랜 기간 수의계약을 통해 거래해 왔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범 현대家 그룹들의 단체급식 일감을 차지해 왔으며 CJ와 신세계그룹은 계열회사인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와 각각 그룹 내 구내식당 대부분을 수의계약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단체급식시장 개방선언에 따라 경쟁입찰 전환으로 독립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전면개방 원칙개방을 선언했고 삼성전자는 2개 식당을 시범적으로 외부에 개방한 후 전면 개방을 검토 중이며 CJ는 전체 단체급식 물량의 65% 이상을 개방하게 된다.
참여기업들은 먼저 기숙사, 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들을 대상으로 일감을 개방하고 향후 대규모 사업장까지 일감개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일감개방시 지방의 중소 급식업체 등을 우선 고려하거나 직원들이 인근 자영업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안도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
이날 선포식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제 살을 깎아 남에게 주는 것만큼 어려운 일로 코로나 시대 상생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과감한 결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기업집단 CEO들도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 취지에 공감하며 경쟁입찰 도입을 통해 독립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공존과 상생의 거래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가 일회성 지원 행사에 그치지 않고 건전한 거래관행이 뿌리내리는 구조적 변화의 출발점이 될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되, 국민생활 밀접업종 및 중소기업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집단의 폐쇄적인 내부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실태파악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