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인 암호화폐 역사에 한 획…제도권 편입 기대감 높여기관투자자 관심 커지고, 글로벌기업들 거래수단으로 비트코인 인정각국 규제 불확실성에 여전히 경계론 교차…파월, 연일 우려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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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입성했다. 코인베이스의 제도권 진입은 비주류인 암호화폐 시장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되며 기대감을 높이지만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한 경계론이 교차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스닥 직상장 이틀째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티커 COIN)는 전일 대비 1.68% 하락한 322.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 장중 6.37% 오른 349.20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전날 코인베이스는 준거가격인 250달러보다 31.3% 급등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50여종의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거래소다. 거래량 기준으로 미국 내 최대이자, 바이낸스에 이은 세계 2위업체다.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 시장은 비주류의 주류화로 해석한다. 그간 큰 변동성으로 인해 투기수단으로 인식됐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정식으로 제도권 증시에 등장한다는 의미다.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20%에 불과했던 코인베이스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현재 64%까지 증가했다.

    암호화폐에 정통한 게리 겐슬러가 지난 14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최종 임명됐다는 점도 업계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게리 겐슬러는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가상자산이 디지털 금융 전환을 위한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제도적 장치 보완도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선 8개의 비트코인 ETF가 SEC 심사를 앞두고 있다. 현재 자산운용사 반에크와 위스덤트리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 상품에 대해 심사 중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나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한 점도 암호화폐의 주류권 진입 기대감을 키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팔·테슬라·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 결제를 기능을 탑재하고 제도권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메가 트렌드의 첫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암호화폐의 근본적 가치에 회의적 입장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코인베이스 나스닥 상장 당일 워싱턴경제클럽 행사에서 "가상자산은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면서 "가상자산은 결제수단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에서 8000만원대를 넘는 등 암호화폐 급등세가 나타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에는 제약이 아주 많고 또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면서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진다면 투자자들에 대한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고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큰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당장 암호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불확실성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4위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제시 파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단속에 나설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둘러싼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정부가 허용해야만 비트코인이 확실히 (자산시장에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