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상장 HD현대마린솔루션 따블 실패…시장선 아쉬운 평가민테크‧디앤디파마텍 등 최근 상장주 상장 첫날 수익률 부진지난해 IPO 과열 양상 진정…조 단위 대어 상장 늦출 가능성↑
  •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 여섯번째),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왼쪽 일곱번째) 등 관계자들이 8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HD현대마린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 여섯번째),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왼쪽 일곱번째) 등 관계자들이 8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HD현대마린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첫날 성적을 거둔 가운데 업계에선 IPO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었다는 분석과 더불어 하반기 상장을 노리는 IPO 대어들의 상장 채비도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8만3400원) 대비 96.52%(8만500원) 오른 16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공모가보다 43.76% 오른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오후 들어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한때는 주가가 99.16%까지 올라 이른바 '따블'에 육박하기도 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 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 IPO인 만큼 최소 공모가 대비 2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특히 상장 첫날 유통할 수 있는 주식 수가 441만7880주로 전체 상장 주식 수의 9.9%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웠다. 통상 신규 상장주의 상장일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전체의 10~30% 수준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몰리면서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된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 중 44.3%(195만8067주)를 배정받았는데, 이 중 195만7267주(99.9%)가 미확약 물량이어서 대량의 매도세가 출현됐다.

    업계에선 최근 IPO 시장의 열기가 다소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까지만 해도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이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해 '따따블'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신규 상장주들의 성적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연초 대비 높지 않았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민테크는 상장 첫날 22.67%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제일엠앤에스와 디앤디파마텍은 각각 22.73%, 10.61% 상승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 상장한 코칩 또한 58.06% 오르는 데 그쳤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IPO 시장이 올해 2분기 들어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 과열됐던 시장의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상장 첫날 수백 퍼센트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것보단 최근과 같은 시장의 흐름이 오히려 시장의 적정가를 찾는 데 있어 정상적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장 첫날 주가가 따따블을 기록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급락했던 1분기 때보단 최근의 주가 흐름이 오히려 건전해 보인다"라며 "이제야 IPO 시장의 거품이 빠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올해 상장을 앞둔 IPO 대어들이 고심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상장한 기업 중 대어는 지난 2월 상장한 에이피알과 전일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일하다. 

    실제 올해는 LG CNS를 비롯해 CJ올리브영, SK에코플랜트, 컬리 등 지난해 IPO를 미뤘던 대어들의 재도전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밖에 케이뱅크, 시프트업, SGI서울보증보험, DN솔루션즈 등도 올해 상장할 수 있는 조(兆) 단위 IPO 대어로 꼽힌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대어급 기업들은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IPO 시장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라며 "연내 상장할 대어가 확실치 않은 만큼 다소 가라앉은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 전환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