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제휴 2파전 압축KT '유료방송 1위 타이틀' vs LGU+ '넷플릭스 협력 노하우'SKT, 웨이브 자체 경쟁력 모색넷플릭스-애플TV 등 해외 OTT 협력 모색
  • ▲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서 SK텔레콤이 빠지면서 KT와 LG유플러스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3분기 국내 진출을 앞두고 KT·LG유플러스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SK텔레콤도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근 박정호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디즈니플러스와 협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의 퇴장으로 KT와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 유치를 위한 막바지 물밑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와 손을 잡을 것으로 유력한 후보는 LG유플러스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통해 IPTV 가입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글로벌 OTT 협력 노하우가 디즈니 플러스와의 제휴에도 힘을 싣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 15일 오전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 발표'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디즈니플러스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KT 역시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 타이틀을 앞세워 디즈니플러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31.52%)와 현대HCN(3.95%)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5.47%로 부동의 1위 사업자다. 최근 스튜디오지니 설립을 통해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 확보, 각각 IP에 50억~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한 점도 디즈니플러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 대표는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츠 해외 유통을 디즈니가 담당할 수 있고, 맘에 드는 콘텐츠가 있다면 공동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로 가입자 확보에 이익을 본 통신사들이 디즈니플러스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21세기폭스·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가입자 수가 최대 2억 6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2억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의 유일한 맞수로 거론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1년 4개월만에 전 세계 유료 가입자를 1억 3700만명 이상 확보하고 있다"면서 "국내 OTT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넷플릭스의 독주를 저지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은 자사 OTT 서비스 웨이브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웨이브에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 오는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넷플릭스를 비롯해 애플TV, 아마존프라임 등 해외 OTT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