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딩스 지주사… 자산 7조 재계 52위36년만의 총수… 구본준 리더십 촉각'LX' 사명 논란도 말끔히
  • 36년만에 그룹 총수에 오른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첫 발을 뗐다.

    3일 구 회장은 LX그룹 본사로 삼은 옛 LG상사 빌딩으로 출근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출범행사는 따로 열지 않았다.

    지난 2018년 6월 조카인 구광모 LG회장이 취임한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3년 만의 경영복귀다.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그는 지난 1985년 LG그룹에 입사한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 자리에 오르며 독립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반도체·디스플레이·상사·전자 등 부임하는 곳 마다 '보스 기질'을 발휘하며 '1등 DNA'를 심은 터라 LX그룹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범에 앞서 사명 'LX' 논란도 말끔히 해결했다. 지난주 국토정보공사와 공동 사용에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구 회장은 앞으로 LX홀딩스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며 본격적인 독립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닻을 올린 LX그룹은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글로벌(LG상사)와 LX글로벌(LG하우시스), LX세미콘(LG 실로콘웍스), LXMMA(LG MMA) 등 4개 자회사로 출범했다.

    상사 산하의 LX판토스(판토스)는 손자회사가 된다. 이들 사명은 이사회를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정식 LX 간판을 달게 된다.

    자산규모는 7조6000억원, 재계순위 52위쯤이다. 신설지주사는 구본준 회장과 송치호 LG상사 전 대표가 함께 회사를 이끈다. 사내이사는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관심은 1등 리더십이 배인 구 회장이 어떤 성장전략을 내놓을 지다.

    그룹은 LX홀딩스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G상사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통해 친환경과 디지털 관련 사업목적 등 7개 분야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LG상사가 정관을 변경한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LG하우시스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며 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7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사업부는 매각을 추진중이다. 인테리어 수요 증가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반도체 설계(팹리스)회사 실리콘웍스는 향후 신사업 확장이 전망된다. 앞서 실리콘웍스는 주주총회에서 '구본준의 전략통'으로 알려진 노진서 LG전자 부사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등 LX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설계해 LG전자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증권계에선 LX 출범 이후 고수익 프리미엄 제품군을 추가해 사업성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화학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비상장회사 MMA는 숨은 진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 규모는 LG상사의 16분의 1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80%에 육박한다.

    주력 소재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는 도료나 투명플라스틱 등 산업용 소재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보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치중할 전망이다.

    여기에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는 상장(IPO)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LG 관계자는 "LG그룹은 존속 지주회사 LG와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되고 두 지주회사는 독립 및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사업관리 영역을 전문화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LX홀딩스 매매거래 정지는 오는 26일까지이다. 재상장 예정일은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