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 IB부문 조직 개편…IB그룹장에 박지환 부사장 초대형 IB 인가 신청 후 발행어음 사업 진출 속도 이은형 사장 "금리 등 시장환경 맞춰 탄력적 진행"
  •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앞두고 막바지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기존 강점인 IB부문에 한층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초대형 IB의 핵심인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IB1그룹과 IB2그룹을 IB그룹으로 통합하고, IPO3실을 새롭게 신설했다. IB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IB1그룹을 이끌던 박지환 부사장이 IB그룹장으로 선임됐다. 박 부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원IB 전략을 이끌며 은행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데 공로를 세운 인물로 평가 받는다. 

    IB부문이 약 1년 만에 통합조직으로 재편된 점이 주목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9년 말 초대형 IB 도약을 위해 기존 IB그룹을 IB1그룹과 IB2그룹으로 분리했다. IB1그룹은 은행과의 One IB 전략을 강화하고, IB2그룹은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분야에 주력하기로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노리고 공격적 진용을 꾸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오랜 숙원 사업인 초대형 IB에 걸맞는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화해 장기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1조2000억원을 유상증자한 데 이어 작년 3월 5000억원을 추가해 초대형 IB진입요건을 갖추게 됐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작년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4조3000억원대로 늘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사업 진출도 노릴 수 있다. 국내 초대형 IB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4호 발행어음 사업자' 타이틀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는 초대형 IB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만큼 초대형 IB들은 단기어음을 통해 자본여력이 더욱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자기자본을 만족했지만 지난 1년 가까이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미뤄왔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준금리 인하와 각종 규제 등 영업환경 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면서 초대형 IB 진입도 재차 속도를 낼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3월 이은형 대표이사 사장 취임 한 달 만에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이 사장은 “발행어음은 금리 상황 등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규모는 작년 말 기준 4조4289억원이다. 이번 증자한 5000억원과 올해 1분기 이익이 반영되면 자본총계 5조원 이상이 유력 시 된다. 이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초대형IB로서 다음 단계의 도약을 만들어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발행어음 사업 진출도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이다. 

    자기자본 5조원 이상 톱5 경쟁에서 성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IB부문 개편과 함께 글로벌그룹을 신설하고, 대표이사 직속 ESG 본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5조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며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톱(TOP)5 경쟁에서 본격적인 중장기 성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글로벌 채널을 확대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 강점 부문인 IB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