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회복에 초점현대차, 트럼프 맞춤형으로 선제대응LG, 대부분 CEO 유임SK·롯데, 미래 대비 쇄신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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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제외한 4대 그룹의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올해 이들의 인사는 글로벌 복합위기와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미래먹거리 준비, 불확실성 대응력 강화 등 ‘살아남기’에 방점이 찍혔다. 재계에서는 SK는 물론 연말 인사를 앞둔 나머지 기업들의 인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위기론’ 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1월에 인사를 단행,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빠르게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 전영현 DS(반도체)부문장 부회장,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모두 유임된 가운데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쇄신이 돋보인다. 주력사업인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사업 수장을 교체했으며,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한 것이 골자다.기존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한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과 함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한다. 한종희 부회장과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해 부문별 사업책임제 확립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 구축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또한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맡는다.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신설했고,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했다. 삼성의 근간이자 먹거리인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올인한 인사라는 평가다.앞서 지난 15일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외국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선임하고, 싱크탱크 수장에 트럼프 인맥인 성 김 전 대사를 임명하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격량이 예고된 가운데 선제적 대응력을 높이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이어 21일 LG그룹은 기존 부회장 투톱 체제를 유지하고 임원 조직을 슬림화하는 ‘정중동’식 인사를 단행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깜짝 승진을 최소화하고 조직 안정을 도모해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다. 다만 안정 속에서도 신규임원의 23%를 인공지능(AI)과 바이오, 클린테크 등 ‘ABC’ 분야에서 발탁하는 등 미래 성장 속도를 더했다. 중·장기 전략 ‘2030 미래비전’을 가속화 하고자 사업본부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이 외에 HD현대도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유능한 인재들을 발탁·중용하는데 올해 정기 인사의 초점을 맞췄으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의 핵심 과제와 미래 성장동력을 직접 챙기고 친환경·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 문화 확산 등을 주도하기 위해서다.평년보다 한 달 이른 지난 9월 일찌감치 인사를 마친 한화도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각 계열사의 신사업 실행을 위해 기술 인력을 대거 중용한 점이 특징이다.재계에서는 임박한 SK그룹과 롯데그룹의 인사도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SK의 경우 ‘운영효율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에 초점을 맞춘 조직 슬림화가 예상된다. 인적 쇄신을 통한 슬림화로 사업운영 효율을 높여 미래사업 육성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인사가 난 SK지오센트릭이 임원 수를 14% 줄이면서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수준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최창원 수펙스 의장 취임 후 SK는 그룹 차원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 및 재조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롯데도 쇄신을 위한 칼바람 인사를 점치는 관측이 높다. 올 들어 롯데면세점과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등이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을뿐 아니라 롯데온·롯데면세점·세븐일레븐·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해온 만큼 인적 쇄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만들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