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제주용암수 자사 쇼핑몰 앱서 최대 25% 할인누적 손실 114억… 올해 성수기 시장 안착 기로"공격적 마케팅 이어갈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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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이 야심차게 선보인 '제주용암수'가 최초 가격의 절반을 밑도는 '저가 전략'으로 우회한다. 제주삼다수보다 비싼 '고가 전략'으로 생수 시장에 가세했던 제주용암수는 최근 자사 쇼핑몰 앱에서 최대 25% 할인 판매한다. 후발주자로 경쟁이 심한 생수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야하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10일 오리온에 따르면 자사 쇼핑몰에서 '제주용암수'의 2L제품을 1300원에서 980원으로, 530ML는 600원에서 450원으로. 330ML도 500원에서 420원으로 할인 판매 중이다.

    이는 최초 가격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제주용암수의 530ML 가격은 당초 1000원이었다. 제주삼다수보다 50원 높은, '고가' 전략을 내세웠던 바 있다. 이미 한풀 꺽인 가격대였지만 수요가 생산량을 못따라가면서 '출고가'를 낮추는 대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생산량이 늘면서 출고가가 크게 낮아졌던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제주용암수 530ML(1박스·20개) 출고가는 9190원으로 2분기(1만4112원)와 비교해 약 35% 낮아졌다. 

    이는 대형 브랜드와 각종 PB까지 제품을 쏟아지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없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여기에 편의점에서는 '2+1', 온라인의 경우 할인 행사도 진행됐다. 출시 당시 프리미엄 전략을 버린것.  

    오리온 관계자는 "생산량이 늘고 온라인, 이커머스 등 입점 채널이 늘면서 오히려 다른 채널의 가격이 더 저렴해졌다"며 "이에 따라 가격 조정권이 오리온에 있는 자사 쇼핑몰에서 가격 인하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오리온이 올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시장에 안착하지 않으면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는 '생사기로'에 당면했다고 보고 있다. 생수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오리온은 지난해까지 4년여간 제주용암수에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누적 113억6200만원의 손실이었다.

    오리온홀딩스는 2016년 21억원에 제주용암수를 인수한 뒤 2018년 228억원을 출자했고 2019년 유상증자로 462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하지만 손실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인 판매 채널 확대가 진행됐지만 최장 기간 장마와 코로나19 사태가 복병이 됐다.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지난해 매출은 79억6300만원, 당기순손실은 61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 9억7200만원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가 2018년 14억4800만원, 2019년 28억500만원, 지난해 61억3700만원으로 늘었다. 누적 113억6200만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지난해 6월 중국, 베트남에 이어 러시아에도 수출을 시작했지만 성과는 아직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시장의 경우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판매되는 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올해 제주용암수의 마케팅 활동을 공격적으로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론칭 초기부터 이어졌던 잡음과 이에 따른 수익 환원 등을 감안하면 제주용암수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리온의 제주용암수 공장은 2019년 준공됐지만 당시 판매 채널을 두고 제주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제주용암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이어 제주도와 상생 협약을 맺은 오리온은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 등 국내 시판이 가능해진 제주용암수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다만 공급물량이 일일 300톤에서 200톤으로 줄었고, 판매이익의 20%는 제주도에 환원하기로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음료부문은 국내 신성장동력 사업"이라며 "올해 성수기 제주용암수의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