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정 한계 극복, 패키징 기술 관심 집중TSMC-인텔, 조 단위 규모 시설 투자 속도 눈길글로벌 시장 연평균 4% 성장… 2024년 849억弗 전망도
  •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후공정에 속하는 '패키징' 기술 진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고도화된 기술 등장과 맞물려 차세대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다. 초미세공정에 함께 패키지에도 투자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인텔, TSMC는 차세대 패키징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기술 경쟁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패키징이란 반도체를 보호하거나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포장하는 작업으로 후공정에 속한다. 예를 들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D램, 낸드플래시를 하나로 묶어 부피를 줄이고 속도를 향상시키는 식이다. 또한 습기나 불순물 등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그간 반도체 업계가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기 위해 미세공정 기술에 투자를 집중했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 같은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한계점에 다다른 미세공정 기술을 극복하기 위해 패키징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패키징 등 전·후 공정에 약 1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일본에 후공정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TSMC의 경우 애플의 최신 프로세서의 패키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AP 분야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다양한 고집적 기술을 통해 별도의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도 미국 뉴멕시코주 반도체 패키징 시설 확충에 약 4조원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로직 칩과 4개의 HBM(High Bandwidth Memory) 4개를 한 패키지에 구현한 'I-Cube4(Interposer-Cube4)'를 개발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대응에 나섰다. 

    'I-Cube4'는 고대역폭 데이터 전송과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를 요구하는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로직과 2개의 HBM을 집적한 'I-Cube2'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2020년에는 로직과 SRAM을 수직 적층한 'X-Cube' 기술을 공개하며 차세대 패키지 기술도 차별화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징 세계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연평균 4.84% 성장을 보였다. 오는 2024년에는 84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지난 2016년 131억 달러에서 연평균 4.8% 증가해 2024년에는 170억 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20% 수준으로 예측됐다.  

    국내 R&D(연구개발)의 경우 최근 3년간 투자액 증가세가 이뤄졌지만 대부분 사업 내 개별 과제 수준으로 패키징을 비롯한 후공정 분야에 대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패키징 기술은 전공정에 비해 시장진입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기술개발을 위한 검증 인프라 및 시제품제작 등을 위한 특화 사업 추진을 통해 산업육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관계자는 "첨단 패키징 기술의 비중이 높아지며, IDM・파운드리 등 대기업과 부품・소재 업체의 시장 참여로 인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메모리반도체 선도기술 개발의 경험을 토대로 종합적인 시스템반도체 지원 및 다양한 기술이 혼재된 후공정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