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실수로 특정 언론사에 비밀유지협약 위배 소지 자료제공8월 삼바 위탁생산 관련 정부 관계자 발언도 ‘사실관계 달라’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비밀유지협약을 이유로 극비였던 코로나19 백신 도입 세부 일정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인터뷰 기사를 통해 공개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월부터 화이자 백신을 생산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됐다. 
     
    백신 도입 일정 공개과 관련해선 해당 제약사가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고, 화이자 위탁생산 건은 오보로 마무리됐다. 일련의 논란은 정부가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상황이 됐다. 

    최근 한 일간지에 실린 전해철 장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도입 일정이 공개된 것과 관련 12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비밀유지협약 위배 소지가 있는 자료가 제공됐다”고 말했다.

    주차별 공급량은 제약사들과의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도입 시기에 맞춰 공개되는 정보인데, 해당 기사에는 이달과 다음 달의 도입 물량이 세부적으로 나와 있었다.

    손영래 반장은 브리핑을 통해 “행안부에 파악한 결과로는 장관이 인터뷰 과정에서 백신의 주차별 물량에 관해서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이후 실무진의 자료 제공 과정에서 비밀유지 협약 위배 소지가 있는 자료가 제공돼 기사화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공된 자료의 세부 공급계획은 현재 저희가 제약사들과 확정한 공급계획과 차이가 있었다”면서 “행안부가 해당 언론에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 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제외하는 것으로 수정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제약사가 각국에 요구하는 비밀유지 협약은 백신의 총공급량과 최초 도입 일시, 기간 등은 공개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가격이나 세부 도입 일정, 일정별 백신 물량 등은 공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위배 시에는 백신 공급이 중단되거나 연기될 수 있고, 이런 불이익이 발생해도 대금 지급은 계약대로 해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손 반장은 “해당 제약사들이 관련 기사에 즉각 우려를 표명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며 “정부 내 정보 관리, 공개하는 정보의 보안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오전에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8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화이자 백신을 위탁 생산(CMO)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역시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차질 없는 백신 도입과 위탁생산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중대본, 방대본, 중수본 등 컨트롤타워가 명확하지 않아 통제력을 잃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 도입과 관련해 애초에 질병청에 권한을 위임한다고 했다가 다시 총리가 본부장직을 맡는 중대본이 그 역할을 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며 “사공이 많아 관리가 안 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