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내원일수 ‘1.6일’ 전년 대비 11.9% 감소… 의료기관 방문 억제 양상 초고령사회 목전, 65세 이상 진료비 증가세 ‘37조’ 넘겨 의원급 점유율 축소… 대형병원 선호현상 지속
  •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며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던 건강보험 진료비가 작년 87조원 수준에서 멈췄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의료기관 이용이 둔화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체 진료비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43%를 넘겼다. 이는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가 눈앞에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0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비는 86조9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2019년 통계에서 10.5% 상승했던 수치를 감안하면 코로나 탓으로 의료이용 자체가 축소됐다는 의미다.

    1인당 월평균 입·내원일수가 ‘1.56일’로 집계된 것은 정체된 국면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표다. 이는 전년대비 11.9% 감소한 수치로 그만큼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았음이 확인된 것이다. 

    입·내원 1일당 진료비는 9만391원으로 전년대비 13.6% 늘었고 1인당 월평균 진료비도 14만1086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내원일수 자체가 줄어 전체 진료비 규모가 상승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노인인구의 진료비 비중은 점차 늘어나 전체 진료비의 43.1%를 차지했다. 65세 이상의 진료비 비중은 총 진료비 86조9545억원 중 37조4737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커뮤니티케어 활성화 등 국내 의료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 2020년 기준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 점유율. ⓒ국민건강보험공단
    ▲ 2020년 기준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 점유율. ⓒ국민건강보험공단
    ◆ 진료비 점유율, 의원급↓ 종합병원 이상↑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진료비 비중이 커지면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동네의원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 점유율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42곳의 진료비 규모는 15조2796억원으로 전체의 17.6%를 차지했다.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급 이상은 30조2180억원 규모의 진료비를 형성했다. 

    반면 6만5000곳이 넘는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등 의원급 기관의 진료비는 24조676억원에 머물었다. 이들이 차지하는 전체 진료비 점유율은 27.7% 수준이다. 오히려 작년보다 0.3%p가 줄었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동네의원의 역할론이 강조돼야 하는데 코로나 시국 속 역행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적 개선방안을 만들기 위해 다각적 방법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한편, 2020년 건강보험료 총 부과금액은 63조1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직장 6.4%, 지역 8.7%로 지역 증가율이 더 높았다. 세대 당 월 보험료는 11만4069원으로 4.1%가 늘었다.

    2020년 보험료 징수금액은 62조8765억원, 징수율은 99.6%로 전년대비 0.1%p 감소했으며, 지역의 징수율은 0.7%p 줄었다. 직장 99.7%, 지역 99.1% 징수율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