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1공장·창원 공장, 2교대 정상 조업 트레일블레이저 등 수출 숨통"생산 손실 최대한 회복"
  •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김성갑 노동조합(노조)위원장 ⓒ뉴데일리DB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김성갑 노동조합(노조)위원장 ⓒ뉴데일리DB
    한국GM의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자동차 업계를 덮친 반도체 부족 사태를 딛고 생산을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판매와 수출에 있어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다.

    그러나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발전적 노사 관계 구축’이란 마지막 과제가 남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래 기틀을 다지고 있는 만큼 올해 임금 협상(임협)을 협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GM은 31일 부평 1공장과 창원 공장을 기존처럼 2교대로 전환했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벌어진 이후 정상 조업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평 1공장과 창원 공장은 주야간 맞교대로 생산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은 지난 2월부터 주간 근무(1교대)로 운영됐다. 가동 수준은 평소 절반 정도에 그쳤다. 지난달엔 1주일간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창원 공장은 지난달부터 절반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 측은 “반도체 수급 차질로 발생한 생산 손실을 최대한 회복해 나갈 계획”이라며 “조달이 어려운 데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평 1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한국GM 수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트레일블레이저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평 1공장에 맡겨 생산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1분기(1~3월) 미국에서 팔린 소형 SUV 중 2만5024대로 2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얘기다. 지난달엔 선적 기준으로 수출이 2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평 1공장의 주야간 맞교대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당장 수출 증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지난 1~4월 8만8565대를 만들어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만9527대)보다 1.0% 줄었지만 코로나 충격을 딛고 갈수록 살아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2023년엔 창원 공장에서 차세대 크로스오버차(CUV)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8만㎡ 면적의 땅 위에 3층 높이로 도장 공장을 완공했다.

    이 가운데 임협은 성공적인 경영 정상화를 위한 열쇠로 꼽힌다. 미국 GM 본사가 끊임없이 제기해온 노사 갈등의 고리를 끊어야 경영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 1월 한 포럼에서 “갈등적 노사 관계, 짧은 주기의 노사 협상, 불확실한 노동 정책은 수익을 악화시켜 투자를 가로막는다”고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노동조합(노조)은 올해 기본급을 월 9만9000원 인상하고, 통상임금의 150%와 400만원을 성과급 및 격려금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계산하면 1인당 1000만원 규모다. 이 밖에 미래 발전 전망 특별 요구 등을 제시한 상태다.

    김성갑 노조위원장은 “3년간 임금이 동결돼 실질적으로 삭감이 되었다”며 “함께 하기를 원한다면 최소한의 임금 등의 요구에 전향적으로 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더 이상 양보를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부사장 등 회사 측은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생산 차질과 지급 여력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한 상태다. 지난 28일 첫 상견례를 가진 노사는 다음날인 1일 3차 교섭을 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사 간 대화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반도체 보릿고개가 끝나고 2023년 차세대 CUV를 내놓기까지 노사 갈등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미래 성장을 좌우하는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