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국희 회장 등 오너일가 배당수익 132억원 2대 주주 원종석 부회장 총 48억원 수령 예상지분 확대·증여세 마련 등 승계 재원 가능성
  • 신영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에 통 큰 배당을 결정했다. 창업주 원국희 회장과 원종석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난 132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2020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을 약 333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217억원 대비 53.7% 증가한 규모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4000원, 우선주 4050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 6.88%, 우선주 6.98%다. 

    배당성향은 17.0%다. 직전 회계연도 105.1%와 비교하면 무려 88.1%포인트 급감했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9.6배 늘었지만, 배당금이 1.5배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결과적으로 배당성향이 줄어든 것이다.

    총 배당금이 늘면서 오너일가가 챙긴 수익도 나란히 증가했다. 신영증권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올해 3월 말 보통주 기준 27.04%다. 작년 3월 말 26.35%에서 0.6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선주 지분율은 10.96%로 변동 없다.

    이러한 지분율을 바탕으로 오너일가가 수령하게 될 배당금은 약 132억원이다. 배당 기준일(3월 31일) 2거래일 전까지 늘어난 지분만 반영됐으며, 임원 보유 지분은 제외했다. 전년 수취한 배당금(약 81억원)보다 61.9% 늘어난 규모다. 

    최대주주인 원국희 회장(보통주 16.23%, 우선주 2.70%)의 배당 수익은 69억원으로 추산된다. 부친에 이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원종석 부회장(보통주 9.61%, 우선주 4.23%)은 48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기게 된다. 지난 3월 30일~31일 자사주 상여금과 장내매수 등으로 늘어난 원 부회장의 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원 부회장은 1988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국제부, 동경사무소, 기획조정실, IB본부 등을 거쳤으며, 2005년 5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6년 3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오고 있지만 지분 승계는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2000년 1.27%에 그쳤던 지분율은 작년 3월 말 처음으로 9%대에 진입했으며, 현재 9% 후반대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후계 구도를 공식화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지분율이 낮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원 부회장이 배당 수익을 지분 확대 등 향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부친 원 회장의 보유 지분을 넘겨받을 경우 증여세 납부 대금으로 쓰일 수 있다. 

    2019회계연도 급격한 실적 악화에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간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2019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3.9% 감소한 20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배당 총액을 결정하면서 배당성향은 105.1%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71.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64.6% 증가한 19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울러 신영증권 자사주도 경영 승계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직원 성과보상 차원에서 이뤄지는 자사주 상여금이 원 부회장의 지분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배당과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