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점유율 1위 '위태위태' 삼성자산운용, 김우석 신임 대표 내정한화자산운용, 올해 9월 대표이사 교체…ETF 성적 '발목' 평가NH아문디, ETF본부장 교체 단행…임동순 대표 연임 여부도 관심
  • 자산운용업계에 상장지수펀드(ETF) 발 칼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한화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자산운용도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를 단행하면서 긴장감이 업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특히 올해 실적 개선세를 보였음에도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어 업계에선 ETF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신임 대표이사로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부사장)을 내정했다. 이로써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회사를 이끌어오던 서봉균 대표이사는 퇴임 절차를 밟는다.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서 대표는 대표직에 오른 이후 회사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그의 취임 전과 비교하면 삼성운용의 실적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취임 이후 회사의 ETF 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한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40%대가 무너지며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가 2%대로 줄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두 회사의 ETF 점유율은 각각 38.2%, 36.3%다.

    이처럼 20년 넘게 지켜온 ETF 업계 선두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CEO 교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운용이 김 내정자를 대표 후보로 추천하면서 "ETF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간 ETF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면 연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며 "회사로선 CEO 교체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운용뿐만 아니라 한화자산운용도 앞서 지난 9월 권희백 전 대표가 임기를 몇 달 남겨두고 조기 퇴진, 당시 경영총괄을 맡고 있던 김종호 대표이사가 후임을 맡았다. 한화운용 또한 최근 ETF 부문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EO뿐만 아니라 실무진 선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경우 최근 조직개편 및 정기 인사를 통해 ETF 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했다. ETF투자부문을 신설해 ETF투자본부를 담당하도록 한다. 

    한수일 채권운용부문장이 ETF투자부문장을 겸직하기로 했으며, 김승철 패시브솔루션 본부장이 ETF투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앞서 ETF투자본부를 이끌었던 김현빈 본부장은 마케팅 부문으로 이동했다. 

    NH아문디운용의 경우 ETF 시장에서 가장 큰 부침을 겪고 있다. ETF 순자산 기준 수탁고는 작년 말 1조9595억 원에서 올해 11월 말 1조7859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점유율도 0.5%포인트가량 역성장해 1%대를 위협받고 있다. 현재 점유율은 1.1%대를 기록 중이다.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임동순 NH아문디운용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임 대표 또한 취임 이후 ETF 부진으로 거취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아직 정기 인사를 시행하지 않은 운용사들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의 연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022년부터 한투운용을 이끌어온 배 대표는 회사의 점유율을 3년간 4%대에서 7%대까지 급성장시킨 바 있다.

    이밖에 업계 3위 KB자산운용을 비롯해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도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운용업계 인사 키워드는 역시 ETF"라며 "업계의 집중도가 ETF 시장에 몰려있다 보니, ETF 성과에 인사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