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경제연구소 출신·박근혜 정부 경제수석 지낸 인사 추천 후보 고봉찬 교수, 황성엽 대표와 서울대 동문이사회 독립성 우려, 친여권 인사 아닌 점도 눈길
  • 신영증권이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자 업계 최초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감지된다. 새로 합류하는 이사회 멤버 모두 학연으로 얽혀 있는 점도 주목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제67기(2020년 4월 1일~2021년 3월 31일) 재무제표 승인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2인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는 강석훈 성신여자대학교 경제학 교수와 고봉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2인이 올랐다. 

    1964년생인 강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우경제연구소에서 금융팀장으로 근무하다 성신여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서울 서초을)으로 당선돼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를 맡았으며, 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을 거쳐 2016년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강 교수의 추천 배경에 대해 "금융·경제 부문 관련 실무와 전문성을 겸비했다.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있는 지식 등을 바탕으로 회사의 발전을 위한 제안과 합리적 의사결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대학 학부와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재무금융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영대 증권금융연구소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 한국거래소 주가지수운영위원장,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 한국증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현대백화점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 2인 모두 최고경영자(CEO)와 동문이다. 1963년생인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이다. 

    현재 신영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3인 등 5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추천 후보들이 모두 이사진 멤버로 이름을 올리게 되면, 사외이사 60%(5명 중 3명)가 서울대 동문으로 구성된다.  

    현 정부와 가까운 정치권 출신 인사가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통상 정권 교체에 따라 사외이사 면면이 교체된다. 앞서 주요 기업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활약했던 보수성향 인사들이 차지했던 자리에 친여권 인사들로 채웠다. 

    강 교수는 박근혜정부 마지막 경제수석을 지낸 인물이다. 정치권으로부터 외풍(外風)을 차단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기존 신현걸, 이병태 사외이사는 지난달 28일 임기가 만료됐다. 이들은 지난 2015년 5월 처음 선임된 후 재선임을 통해 6년간 사외이사직을 수행했다.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