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파트너십 이끈 배터리 기술력 강조주행거리 향상 위한 독자 소재 기술-순환 생태계 구축 위한 BaaS사업도 소개"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 미 공장 부지 4~5곳 압축 검토 중… 오래 끌 일 아냐"
  • ▲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SK이노베이션 부스. ⓒ성재용 기자
    ▲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SK이노베이션 부스. ⓒ성재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이 9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2021'에 참가해 미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갈 혁신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의 1.6배 규모인 360㎡ 부스를 꾸렸다. 부스 입구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를 전시했다. 독보적인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아 폭넓게 적용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SK이노베이션 배터리의 장점인 △Safer than EVer(안전성) △Faster than EVer(빠른 충전속도) △Longer than EVer(장거리 주행성능)를 주제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알린다.

    부스 전면 우측에 현대자동차의 전략 모델인 아이오닉5를 전시했다. 이 차량의 주행거리는 약 429㎞에 달하며 고속 충전시 단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차량에는 하이니켈 배터리 중 니켈 비중을 현재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적용한 NCM8 배터리가 적용됐다. 니켈 비중이 약 80%라는 의미다. 성능이 높아지는 만큼 안전성에 대한 기술력 없이는 제조하기 어려운 배터리로 꼽힌다.

    부스 전면 좌측에는 출시를 앞둔 기아 EV6 모델을 3D 영상을 띄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현재는 물론, 미래 전기차에도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는 위상을 강조한 것이다.

    부스 전면 중앙에는 포드社의 F150차량을 전시한다.

    F150은 포드의 주력 모델이자, 미국 자동차를 대표하는 차량이다. 실제 미국에서 39년 연속으로 픽업트럭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힘과 내구성을 중요시했던 픽업트럭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로 전환된다는 상징성은 크다.

    SK이노베이션은 현존 가장 강력한 리튬이온 배터리로 꼽히는 NCM9을 납품한다.

    이 배터리는 주행거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광물인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배터리다. 높은 에너지를 갖는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고는 제조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은 독보적인 안전성 기술로 이 배터리를 완성, 내년부터 포드에 납품한다.

    SK이노베이션은 ▲Safer than EVer ▲Faster than EVer ▲Longer than EVer 존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배터리 기술력을 집중 소개한다.

    특히 Safer than EVer 존에서는 고성능 배터리를 높이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던 비결을 소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2억7000만개 배터리 셀을 납품하는 동안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은 독보적인 안전성을 자랑한다.

    첫 번째 비결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제조한 분리막에 있다. SKIET는 독자 기술로 머리카락의 25분의 1 수준인 5μm 두께로 얇으면서도 튼튼한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다. 분리막이 얇으면 이온이 활발하게 이동할 수 있어 배터리 출력이 높아지고 충전속도도 빨라진다.

    두 번째 비결은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사용하는 'Z폴딩' 기법이다.

    Z폴딩은 양극과 음극 사이로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지나도록 하고 양극과 음극을 완전히 포개는 형태로 감싼다. 두 소재가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저히 줄이고 고속 생산 체계에서도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어 안전성을 확보한다.
  • ▲ SK이노베이션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 부스. ⓒ성재용 기자
    ▲ SK이노베이션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 부스. ⓒ성재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마지막 비결로 열 확산 억제력을 갖춘 배터리 팩 기술을 소개한다.

    열 확산 억제력이란 배터리 셀 수십개가 줄지어 있는 배터리팩 안에서 일부 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주변 셀로 열이 번지지 않은 안전 성능을 말한다. SK이노베이션이 자체 제작한 E팩은 열이 퍼지지 않도록 차단한다.

    Faster Than EVer 존에서는 15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 기술을 소개한다. 기존 배터리에 하나씩 있던 양극과 음극 탭을 두개로 늘린 멀티탭 기술이 핵심이다.

    배터리가 충전되려면 전자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탭을 두개로 늘리면 전자의 이동 거리가 줄어들고 저항을 덜 받게 된다. 그만큼 충전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Longer than EVer 존에서는 배터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SK이노베이션만의 독자적인 차세대 양극재 및 음극재 기술을 비롯해 배터리 내부공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듈 기술을 소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외에도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재활용 기술 △배터리 순환경제 모델인 BaaS(Battery as a Service) 등을 소개한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안전성, 급속충전, 장거리 주행 성능 등 혁신 기술을 지속 개발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 설립을 통해 미국에 건설하기로 한 배터리 3·4공장 관련 부지를 4~5곳으로 압축해 검토 중이다.

    이날 지동섭 대표는 "합작법인 배터리셀 공장 위치는 4~5개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오래 끌 문제가 아니다. 부지 등이 정해지면 바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총 6조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셀, 모듈 등을 연간 약 60GWh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100㎾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배터리 성능 및 형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 행사에서 SK이노베이션은 NCM9½½ 배터리를 선보였다, 니켈 함량이 90% 이상인 제품이다.

    지 대표는 "배터리 출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이라며 "(원통형 배터리 등) 다양한 형태를 고민하고 있으나,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인터배터리는 2013년 시작해 올해로 9회차를 맞았으며 역대 최대 규모 총 229개 배터리 및 소재·부품·장비 회사들이 참가했다. 지난해 198개사에 비해서는 15.6% 늘어났다.

    산업부 전자전기과 관계자는 "2차전지 제조, 소·부·장, 재활용 등 분야별 기업들이 모두 참여해 산업의 최신 제품과 기술 정보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으며 온·오프라인 국제 콘퍼런스를 통해 2차전지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의 견해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