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현장 건물 붕괴로 사상자 17명정몽규 회장 "불법 재하도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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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 이후 건설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던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형 암초를 만났다.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고로 무려 17명의 사상자를 내며 무사고 기록에 커다란 흠집을 남겼다.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에 진심으로 사죄하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앞서 권순호HDC현대사업개발 사장과 광주 동구 학동에서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사고 현장을 찾은뒤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또 한번 사죄에 나선 것이다. 정몽규 회장과 권순호 사장은 이날 자정부터 현장 점검, 사고 수습 등을 진두지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정 회장은 "재발방지를 위해 전사적 대책을 수립해나가고 다시한번 이번 사고로 고통을 겪는 모든 분과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 관련 주요 쟁점과 관련해선 사실관계 등 경찰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 29층 아파트 19개동을 짓기 위해 철거작업을 진행하던중 마지막 건물이 붕괴됐는데 사고현장에 감리자가 없어 안전 사각지대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현장소장 등이 사고 관련 내용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해 재하도급 의혹도 제기된다.일부 현장 작업자들은 현장 수습 당국에 다단계 하도급을 거쳐 투입됐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진다.이와관련 정몽규 회장은 “재하도급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지역 철거업체인 한솔기업에 건물 철거 하청을 맡겼는데 그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다단계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은 셈이다.아울러 사고현장은 비상주 감리로 계약돼있는데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상주 여부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공사전 철거현장 외부에 신호수를 2명 배치하는 것으로 신고가 됐고, 사고당시 2명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고현장에 사람이 실제로 배치됐고 대피할수 있는 신호를 지시했는지 여부 등은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이번 광주 철거 건물 붕괴사고로 올초 발표한 ‘스마트 제로(SMART ZERO)’슬로건도 물거품이 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0대 건설사중 협력사를 통틀어 건설현장에서 사망재해 ‘0’건을 기록하며 그동안 안전에 자부심을 나타냈으나 무용지물이 됐다.한편 광주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동구청에 사고수습본부를 꾸렸다. 국토부와 경찰청 등과 사고원인을 조사해 엄정 조치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