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철강 트레이딩 철수텔레시스, 통신장비사업 팬택에 매각렌탈·소비재 중심으로2016년 패션·주유소 정리 이후 두번째
  • SK네트웍스가 5년에 걸친 벌인 사업 구조조정에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주력이었던 주유소, 패션 사업을 정리한데 이어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종합상사 부문에 대한 축소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SK네트웍스 등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시작한 철강 트레이딩 사업을 내년 6월 종료키로 했다. 결정내용은 모든 거래처에 통보됐다. 제조사가 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 하는 물량이 증가했고 환율, 시황 변동 리스크 등 대내와 환경을 고려했다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SK텔레시스의 통신장비 사업부문도 매각정리했다. SK텔레시스는 SK네트웍스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최신원 회장이 과거 몸담았던 기업이다. 이동통신 경쟁사였던 팬택C&I로 넘어가는 통신장비 부문 매각대금은 789억원으로 내달 관련 절차가 마무될 예정이다. SK텔레시스는 확보한 자금으로 기존 반도체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조정은 2016년 최신원 회장이 대표를 맡은 뒤 본격 시작됐다. 부임 첫해 타미힐피거, DKNY 등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부문을 현대백화점에 매각했다. 워커힐 호텔 면세점 사업도 철수했다. 이듬해에는 LPG충전소와 주유소 사업을 매각했다.
  • ▲ SK네트웍스 사옥ⓒ자료사진
    ▲ SK네트웍스 사옥ⓒ자료사진
    확보자금으로 렌탈 사업을 강화했다. 동양매직과 AJ렌터카를 인수해 SK매직과 SK렌터카를 출범시켰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적게 나는 사업들은 접고 현금 유동성이 좋은 사업들에 집중한 것이다. 2017년 렌탈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였지만 지난해 70%를 넘어섰다. 재계 관계자는 "최종현 회장 사후 시작된 경영권 확보 경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한 최신원 회장 입장에서는 향후 독립경영을 위한 자금 확보가 최우선 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매출은 10조6259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줄었지만, 영업이익(1239억원)은 오히려 13%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에 못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17%를 기록했다. 올해 전망치도 우수하다.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하는 올해 매출은 11조19억원에 영업이익 1682억원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SK 매직을 통한 렌탈 사업으로 성장성을 확보했고, SK렌터카 지분 확대로 카라이프(Car Life) 가치고 상승했다"며 "일련의 자산 유동화로 확보한 현금성 자산으로 새로운 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같은 사업 구조조정은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지분 1.62%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2019년 기획실장으로 SK네트웍스에 몸담은 최 사업총괄은 투자관리와 인수합병 업무를 도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1조원 이상 자금을 확보한 SK네트웍스가 향후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 사업 방향키를 최 사업총괄이 쥘 것으로 내다본다. 최신원-최성환으로 이어지는 독립경영에 방점을 찍는다는 얘기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시작될 실적 모멘텀과 핵심사업에 대한 역량강화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지난해 3건의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1조7000억원으로 인수합병도 적극 모색할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