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희비 갈려"현대차 10원 상승시 2000억 영업익 수혜""삼성-SK 반도체 수천억 환차익 가능""석화-해운-철강 수요위축까지 2중고"
  • ▲ 전광판에 장중 1400원을 넘긴 환율 정보가 나오고 있다. ⓒ뉴스1
    ▲ 전광판에 장중 1400원을 넘긴 환율 정보가 나오고 있다. ⓒ뉴스1
    1400원을 터치한 환율의 변동세가 극심하다.

    산업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은 수천억원대의 영업익을 기대하는 반면 달러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배터리와 석유화학업체들은 거꾸로 수천억원대의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자 상승분을 소폭 반납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반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당장 기업들엔 희비가 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갖게된 자동차업계는 긍정적이다.

    다올투자증권은 현대차와 기아는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각각 연 2000억원의 영업이익 수혜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 전망한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한 달 전 14조3257억원에서 최근 14조4637억원으로 늘었다. 기아도 같은 기간 11조1705억원에서 11조2374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총 100조도 가시권이다.

    수출이 주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까지 환차익이 예상된다.

    반면 달러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종은 비상상황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도 오르고 있는데다 원자재를 달러로 사고 제품을 원화로 팔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t당 나프타 가격은 717달러로 올 2월 초(662달러) 대비 8.3% 올랐다.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고유가로 인한 나프타 가격 인상과 원·달러 환율 강세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마찬가지로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는 이차전지업체들은 수천억대 추가 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항공과 해운, 철강 등은 원가 부담과 더불어 수요위축의 2중, 3중고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올 초 수준으로 환율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