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0년차 판매 역주행1~6월 1만8518대 팔려… 경차 중 유일 증가세넓은 공간에 박스형, 활용도 높아
  • ▲ 2022년형 기아 레이 ⓒ기아
    ▲ 2022년형 기아 레이 ⓒ기아
    ‘서민의 발’로 불리는 경차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큰 차를 고르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열풍에 밀려 10만대 벽마저 깨졌다.

    하지만 기아 레이는 조금 다르다. 출시된 지 10년을 맞아 판매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넉넉한 공간으로 차에서 즐기는 캠핑인 ‘차박’에 적합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나홀로 질주 중이다.

    2일 기아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 1~6월 1만8518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284대)에 비해 39.4% 늘었다.

    업계에선 레이의 판매 증가를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통상 출시 3년이 지나면 신차 효과가 급격히 줄어 판매가 갈수록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레이는 이런 상식을 깨고 있다. 자연스럽게 판매가 줄어야 정상이지만,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부분 변경, 연식 변경만으로 출시 10년차에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레이의 인기 요인으로는 넉넉한 공간, 압도적 공간 활용 등이 꼽힌다. 레이는 앞문과 뒷문 사이의 기둥이 없는 박스형이다. 타고 내리기 편하고 다양한 크기의 물품 적재가 가능하다.

    또 다양한 좌석 배치를 통해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전고(높이)는 1700㎜로 모닝(1485㎜) 등과 비교해 상당히 높다. 축간거리는 2520㎜로 더 긴 편이다.

    레이에서 차박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로 리조트 같은 밀집 시설을 꺼리는 데다 언제든 야외로 떠날 수 있는 차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승용차(10인승 이하) 등을 캠핑카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해진 조치도 영향을 줬다. 사용 목적에 따라 실내를 바꾸고 가구를 넣는 개조 업체 역시 크게 늘었다.

    이 밖에 경차의 경제성을 갖추면서도 오랜 기간 검증받았다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이의 저력은 경쟁 상대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6월 한국GM 스파크는 1만656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1만3876대) 대비 23.2% 줄었다. 이 기간 모닝은 8.8% 감소한 1만8413대가 팔린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박이 새로운 레저문화로 자리잡자 레이가 재조명받고 있다”며 “최근 전방 충돌방지, 차로 이탈방지 보조 등 첨단 사양을 추가한 것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레이의 약진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경차 시장에 활력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차가 19년 만에 새로운 경차 AX1(프로젝트명)을 내놓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차 시장은 2012년 21만6752대를 기록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9만6232대 팔려 10만대 벽마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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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레이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