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국 경제지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두드러지면서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1.15달러 하락(-1.68%)한 배럴당 6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8월9일 66.48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제 둔화 신호가 포착되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아시아권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원유 가격을 끌어내렸다. 실제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이날 유가는 장 중 3% 넘게 밀리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 공장생산과 소매판매는 성장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됐다. 코로나19의 델타 변이와 홍수로 인해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일일 정제유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중국의 중소 정제업체들이 넘치는 원유 재고와 수익성 악화에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리스크도 시장에 부담이 됐다. 아프가니스탄 수도를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장악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부상했다.
아프가니스탄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시장은 우려했다. 달러 강세는 원유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수 있어 유가를 끌어내린다.
한편 로이터가 석유수출국기구 및 10개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추가 증산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소식통들의 발언을 전하면서 유가는 낙폭을 다소 줄였다.
OPEC+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최근 OPEC과 국제에너지지구(IEA) 데이터를 언급하며 추가 공급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원유 선물과 옵션에 대한 롱포지션(매수세)도 줄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뉴욕과 런던에서 원유 선물과 옵션의 투기포지션은 2만1777계약 감소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원유 수요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트레이더들이 헤지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