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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확보에 나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개발 중인 치료제는 기대와 달리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내년 예산안에 경구용 치료제를 포함한 코로나 치료제 구매비에 417억원을 편성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경구용 치료제 1만 8000명분을 반영한바 있으며, 내년에는 2만명분의 예산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해외 치료제 개발 상황 모니터링하고 제약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선 곳은 MSD다. MSD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로 확진된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두 번, 12시간 간격으로 5일 동안 복용하도록 개발 중인 치료제다.
현재 임상 3상 단계인데, 가능성을 본 미국 연방 보건부가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전제로 약 12억달러(1조3000억원)분의 선구매를 체결한 상태다.
국내서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이후 더이상의 치료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렉키로나는 정맥주사로 투여되기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 가야만 투약할 수 있다.
국내서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는 대부분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약물재창출 방식은 안전성이 입증된 타 질환의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하기 위해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한다. 따라서 개발기간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제약사들이 발표하는 임상결과는 유의미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임상 2상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조건부 허가 신청에 들어갔던 종근당 '나파벨탄'은 승인이 불발됐다. 다만 나파벨탄은 경구용은 아니다. 임상 2상의 결과로는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추가임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종근당은 약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의 '코비블록(가칭)'도 임상 2상 결과 위약 대비 임상적 증상 개선에서 통계적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호흡기 관련 증상이 한개라도 있는 50세 이상 환자에서는 증상 개선 시간이 단축되는 결과를 확인했지만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기엔 미흡하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의 비율(음전율)에서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다. 신풍제약은 임상 2상 보다 약 11배 많은 1238명을 대상으로 내년 7월까지 임상 3상을 진행한다.
부광약품은 '레보비르'의 임상 2상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부광약품은 첫번째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 전환율에서 레보비르 투약군(85.3%)이 위약군(70.6%)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 입원없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필수가 될 전망"이라며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국산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