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방역 완화 강조하는 동안 ‘확진자 급증’ 중대본, “방역 긴장감 낮아지면 유행 확산” 우려전문가, “위드 코로나, 선결과제는 대국민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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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방역 완화의 기대감을 드러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정부는 방역 긴장감이 유지돼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어 상반된 대국민 메시지가 혼용되는 K방역의 실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4차 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인데 방향성은 ‘위드 코로나’로 향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개념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도 않았다. 생활과 방역의 공존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7일 중대본 회의를 통해 “긴장의 끈을 조금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4주간의 새로운 거리두기 기간은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 수도권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오히려 전주 대비 3.9% 포인트 증가해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업장과 다중이용시설, 교육시설 등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여기에 초·중·고 학생의 등교 확대와 대학교 개강, 추석 연휴 준비를 위한 이동량 증가 등으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강 1총괄조정관은 “방역의 긴장감이 낮아지고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할 경우 발생 규모를 통제하면서 예방접종 속도를 높여 일상회복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우리 모두의 목표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는 전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위드 코로나’를 시사한 발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지난 6일 문 대통령은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만큼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현재 고강도 방역조치를 연장하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 대한 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등 앞으로 영업 정상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처럼 백신 접종률를 토대로 방역 완화가 목전에 있다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월요일 확진자(발표일 기준 화요일 0시)로는 최다 기록인 1597명으로 집계됐다.◆ 기대감만 부추기는 ‘위드 코로나’… 공감대 형성 선결과제방역 완화 기대감과 긴장감 완화의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속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국민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엇갈린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 부분에서 교통정리가 덜 된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위드 코로나 관련해 아직 명확한 개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현 상황에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데 곧 변화가 올 것이라는 모호한 발언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유일한 대안은 지금부터 위드 코로나 기준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와의 논의체계를 강화하고 대국민 소통을 강화해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7일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위드 코로나의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싱가포르 등 앞선 사례를 참조하되 이를 공무원이 만들고 대통령이 선언하듯 발표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지금 당장 국민과 소통하는 채널 만들어 방역체계가 바뀌면 어떠한 부분이 달라지고 또 지켜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이해시켜야 한다”며 “이는 청와대나 정부의 몫이 아니라 감염병 전문가들이 나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 발언에는 신규 확진자를 줄이지 못한 그간의 거리두기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위드 코로나 전략을 만들 때는 개선돼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그는 “확진자 제로, 사망자 제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감내해야 할 기준을 만드는 것이 위드 코로나임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며 “보건의료체계가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직역, 전문가 등이 합의해야 하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정부는 위드 코로나라는 개념 자체가 방역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명칭으로 바꾼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워딩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