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주계열 증권사 3분기 당기순익 전기比 21.75% 감소평균 지주 내 순익 비중 12.40%…2분기 연속 줄어들어브로커리지 실적 감소·채권 운용 손실…증권업 환경 악화 지속
  •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줄곧 금융 지주 실적을 견인하며 효자 노릇을 해왔던 증권 계열사들의 그룹 내 영향력이 2분기 연속 둔화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증권사 역대급 성적의 배경이었던 브로커리지 실적이 축소된 영향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전분기(7179억원) 대비 21.75% 감소한 5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금융지주의 당기순익 합계는 3조8651억원으로 전분기(4조511억원) 대비 4.59% 줄어 증권 계열사 대비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았다.

    지난 분기에 이어 증권사들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평균 12.40%로 나타났다. 평균 순익 비중은 지난 1분기 16.6%, 2분기 14.2%에 이어 더욱 줄어들었다.

    동학개미운동 수혜를 입은 증권사들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지주 내 기여도가 두 자릿수로 확대됐지만 점차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상승 등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사 실적 성장세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채권 운용 손실도 증권사들의 실적을 둔화시키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33조3420억원) 대비 21.15%, 2분기(27조677억원) 대비 2.87% 줄어든 규모다.

    반면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이 높은 대출 성장률을 나타낸데다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이자수익은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전기에 비해 당기순익 하락폭이 가장 컸던 신한금융투자의 기여도 감소 폭이 가장 두드러진다.

    3분기 신한금융투자의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3.9%로 2분기 대비 8%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기여도는 지난해 1분기 4.9%에서 1년 만에 14.1%까지 확대됐지만 이후 지난 2분기 12%대로 내려온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3분기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 상품 9개 투자 상품에 대해 고객 보상을 진행하면서 발생한 영업외비용 829억원이 지출된 영향이다. 다만 이 비용을 감안하고서도 기여도는 11.4%로 여전히 지주 내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당기순익은 전분기 대비 71.17% 줄어들면서 지주의 순익 감소폭(10.87%)보다 두드러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분기 16.10%에서, 지난 2분기 15.18%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도 14.37%로 기여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3분기 순익은 1.22% 증가했지만 하나금융투자는 전분기 대비 3.47% 줄어든 133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금융지주 내 순익 비중이 가장 큰 증권사다. 다만 지난 1분기 19%였던 기여도는 지난 2분기 18.40%에서 3분기 18.24%로 소폭씩 감소하는 모습이다. 특히 전분기 대비 3분기 당기순익이 20.59% 줄어들면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KB증권은 지주 내 기여도가 소폭 상승했다. 지난 분기 12.90%에서 3분기 13.01%로 0.11%포인트 올랐다. 이 회사의 3분기 당기순익은 지난 분기 대비 9.10% 늘어난 1689억원으로, 지주의 순익 증가율(7.77%)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 1분기 17.30%까지 순익 비중이 급증했던 것과 비교해 여전히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선언 임박 등 증권업의 불리한 영업 환경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안성학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엔 기업실적 증가율 둔화 및 금리인상 이슈 관련 불확실성 증가, 대출 규제 등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될 것"이라며 "주식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에 달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올해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