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 ‘76%’… 政 “전국적으로 보면 여유” 최근 6일간 60대 이상 고령층 중심 확산세 ‘위험신호’ 의료계, “전국 75% 기준 따르다간 수도권 병상 포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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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지 2주가 흐름 시점, 여러 방역지표가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다시 견고한 방역망을 가동하는 소위 ‘서킷 브레이커’라는 비상계획 발동기준은 뒤늦게 내일(16일) 공개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일상회복의 전제조건으로 ‘전국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75%’를 위험신호로 판단했다. 이미 서울과 인천은 이 수치를 넘었는데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으로 향후 대책이 어떻게 설계될지 우려가 커진다. 

    ◆ 신규확진 2000명대 지속… 위중증 500명 ‘턱밑’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 신규 확진자가 2006명 발생했다. 전날 역대 가장 많은 900명에 달했던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수는 73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부터 최근 6일간 매일 700명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60대 390명, 70대 203명, 80세 이상 142명 등이다.

    10대 이하 확진자는 10~19세 223명, 9세 이하 185명 등 전체 확진자 중 20.3%인 408명이다. 이외에 50대 268명, 40대 255명, 30대 203명, 20대 137명 등이다.

    대부분의 국내발생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총 1554명(서울 856명, 인천 102명, 경기 596명)으로 전국 78.2% 비중을 차지했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432명이다. 

    일상회복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는 위중증 환자 수는 이달 6일 411명을 시작으로 10일째 400명대다. 

    이날은 471명으로 전날 대비 소폭 줄었지만 일주일간 하루 평균 467.4명(425명→460명→473명→475명→485명→483명→471명) 환자 수가 지속되고 있다.

    ◆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 ‘빨간불’… 政, “전국적으로 보면 여유” 

    일상회복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조건은 ‘전국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75%’다. 수도권으로 특정하면 이미 이 수치를 넘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직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6.4%다. 서울 78.6%, 인천 78.5%, 경기 73%로 집계됐다.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병상 가동률은 62.1%다. 전체 1125개 병상 중 이용 가능한 병상은 426개다.

    이와 관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중환자실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으나 전국적으로는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전체 확진자 규모 자체는 2000명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는데, 5000∼7000명까지 대비하던 상황에 비춰보면 전체 유행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수도권이 아닌 전국 병상 가동률을 염두에 두고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국 75%’가 찰때까지 기다리면 수도권 병상은 포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수도권에 병원이 집중된 국내의 구조 속에서 중환자 병상 가동 76%가 넘었다는 것은 비상상황에 봉착했을을 드러내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작정 병상을 늘리라고 하는 것은 코로나 외 질환자들의 치료 공간이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내일 비상계획을 발표할 때 의료현장의 상황을 감안한 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