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외부 수혈그룹 간판 계열사들 맡겨4년만에 BU 전격 폐지, 산업군 HQ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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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순혈주의를 깨는 인적 쇄신이 핵심으로 외부인사인 김상현 전 DFI 리테일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에게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를 맡겼다.오랜 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한 고육지계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1979년 롯데쇼핑 출범한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에 '비(非)롯데맨'이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25일 롯데 인사가 발표되자 그룹 안팎이 술렁인 이유다.신 회장은 HR혁신실 등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다.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통한다.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된 것도 화제이다. 정 대표는 신세계 출신으로, 롯데쇼핑이 2018년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롯데GFR을 분사하며 영입한 인물이다.또한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반면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내부 승진 임원수도 늘어났다.올해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는 김교현 화학HQ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역시 부회장에 올랐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실적과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을 주는 신 회장의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됐다는 분석이다.4년만에 조직도 개편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룹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이 핵심으로 현재의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폐지하고 유통·화학· 식품·호텔 등 4개 헤드쿼터(Headquarter) 체제를 도입했다.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롯데 측은 기대했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롯데는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마크 피터스(Mark Peters)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롯데 관계자는 "BU 체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며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