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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 "확진자 폭증에 응급실 붕괴 임박… 대책 시급"

감염 위험·높아진 근무 강도·미흡한 보상 등 악조건 '즐비'확진자-응급환자 뒤섞여 '혼란 가중'… 교통정리 급선무응급의료협의체 구성 후 효율적 '병상 배정' 선결과제

입력 2021-12-09 13:13 | 수정 2021-12-09 13:16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경희의료원

응급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과 연일 급증하는 확진자로 인해 한계치를 넘긴지 오래고 본연의 기능도 상실했다. 이제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초가 급한 심폐소생술 환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재택치료 중 발생한 위급한 환자를 신속히 대응할 여력은 없다. 시급히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진단하고 적절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최근 본보를 통해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열악한 응급의료 환경 속에서 의료진들은 의무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코로나19 대응과 타 질환이나 사고로 인한 응급환자가 뒤섞여 교통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인터뷰 직전) 병원으로 사망선고를 받으러 온 고령환자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19 확진이 된 상태였다. 이분을 구급차에 모시면서 지자체와 소통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또 “동시에 10건의 전원요청이 들어왔는데 1건만 받아야 했다. 대부분은 요양병원에서 전원을 요구하는 형태였는데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 오전에 발생한 사례이지만 이는 매일 발생하는 변수 중 하나다.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몇 배로 늘어난 근무 강도, 미흡한 보상체계가 맞물려 응급실은 최악의 상황이 됐다.

이는 응급의료진 부서 이탈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실제 응급실 간호사가 코로나19 병동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급여는 물론 근무조건의 차이가 크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인근 병원에서도 얼마 전 5명의 간호사 코로나 병동으로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응급실 대비 2배 가량의 급여가 차이고 있고 2시간 근무 후 2시간 휴식 등 여러 조건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병동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확진자를 접촉하고 있는 응급실 의료진들도 업무에 합당한 추가 수당 등 합당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 자가격리자의 대체인력 부재로 근무강도는 증가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 ‘응급의료협의체’ 구성… 확진자 병원 배정 효율화 시급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하는 ‘응급의료협의체’를 구성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확진자의 이송, 전원,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이 가능하도록 응급의학 전문의, 119, 지자체, 중앙응급의료센터, 보건복지부 등이 모인 협의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를 통해 엉켜버린 응급실 순환 문제를 뚫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확진 후 응급실 음압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타 환자의 수용 능력은 줄어든다. 빠른 순환만이 부족한 음압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강조했다. 

이어 “재택치료 환자를 위한 이송과 처치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여기서 기존의 응급의료체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별도의 트랙으로 설정해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강민석 기자

◆ 응급환자 수용거부 제한법 대신 ‘응급클리닉’ 설치 대안

당근이 필요한 응급의료체계에 오히려 채찍이 사용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응급환자 수용거부 제한법(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때문이다. 

여기에는 응급의료기관의 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환자 수용요청을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수용 능력 통보에 관한 규정을 정비하고 응급환자 수용 능력 확인 등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중증 응급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중증도 분류 결과 경증에 해당하는 응급환자를 다른 응급의료기관에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회장은 “수용 곤란의 고지, 기준, 절차 등을 규정해 타당성 여부를 감시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이든 환자를 받으라는 압박으로 여겨질 것이다. 결국 이송지연이 발생하면 모든 책임은 응급의료기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작용을 최소화한 현실적 대책으로는 개인 병원과 대학병원 응급실의 중간에서 경증 응급환자가 방문할 수 있는 ‘응급클리닉(Urgent care Clinic)’을 설치하거나 요양병원에서 이송하는 고령자를 대응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그는 “현 상황에서도 버티기 힘든 응급실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지원을 통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다.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써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근빈 기자 ray@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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