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스프레드 t당 378달러… 하반기 들어 지속 하락전력난-반도체 조달 등 중국發 수요 위축에 가동률도 '뚝'내년 국내외 신증설로 인한 과잉공급-수익성 추가 하락 우려
  • ▲ 여수석유화학단지. ⓒ성재용 기자
    ▲ 여수석유화학단지. ⓒ성재용 기자
    원료인 유가는 올랐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석유화학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다수의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과잉공급까지 우려되는 만큼 '보릿고개'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에너지 정보분석업체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이달들어 에틸렌 평균 스프레드는 t당 378달러로, 지난해 12월 평균치에 비해 29.0% 하락했다. 9~10월 400달러, 11월 389달러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으로, 에틸렌 핵심 수익 지표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합성고무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석유화학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에틸렌 가격이 t당 1069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6% 올랐음에도 수익 지표가 악화한 것은 나프타 가격 상승이 있다.

    국제유가가 코로나19 회복 기대 등으로 크게 뛰면서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 가격도 t당 691달러로, 1년 전보다 53.0% 뛰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기준 12월 평균 70.01달러로, 지난해 12월 47.07달러에 비해 48.7%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수요 위축으로 마진 감소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과 반도체 조달 문제, 항만 하역인력 부족 등으로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하는 자동차, 가전, 타이어, 의복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12월 2주 기준 중국 타이어 공장 가동률은 60%, 폴리에스터 섬유 가동률은 70% 전후로 알려졌다.

    또한 부동산개발업체인 중국 헝다그룹의 실질적인 파산으로 건축자재용 화학제품 구매 수요 충격도 불가피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신증설로 인한 과잉공급과 그에 따른 수익 지표 추가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GS칼텍스는 현재 연간 에틸렌 75만t, 폴리에틸렌(PE)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준공하고 시험 가동 중이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 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성을 높이는 HPC 프로젝트 시운전을 마친 뒤 내년 초 가동할 계획이다. HPC가 본격 가동되면 현대오일뱅크는 PE 85만t, 폴리프로필렌(PP) 50만t 등을 생산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업체들이 신규 에탄분해시설(ECC) 물량을 아시아 지역 수출을 계획하고 있어 내년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력난과 반도체 조달 문제 등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위축하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됐다"며 "미국 ECC 물량까지 유입되면 석유화학제품 수급 여건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NEF도 최근 부진해진 에틸렌 스프레드에 주목하며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일부 석유화학기업이 설비 가동률을 낮출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