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송영길-김도읍과 간담회윤석열 후보 등 3주 연속 정치권 소통노동이사제 반대 등 기업 목소리 전달 주력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외교가에서 정치권까지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니며 기업의 목소리를 전한다. 재계 큰 어른으로서 83세 나이를 무색케 한다는 평가다.경총은 20일 오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연이어 찾아 입법 중인 기업규제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다. 손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함께 한다.이번 국회 방문은 여야가 논의 중인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안건을 중단해달라는 취지다.지난달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국노총 지도부와 만난 이후 급물살을 탄 노동이사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찬성 입장을 표명하면서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법안에는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를 참관하고 안건에 대한 의견 진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지침이 변경될 때에는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를 의무화 한다. 노동이사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비상임이사 중 근로자대표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맡는다.경총을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충분한 검토 없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지금도 노조가 회사 방침 전반에 관여하는데 노사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경총은 "노동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면 기능의 왜곡 및 경영상 의사결정의 신속성이 저하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의 방만 운영이 이어지고 이는 민간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꼬집었다.
-
경총의 국회 방문은 지난 14일에 이어 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직전주인 9일에는 윤석열 후보를 초청해 손 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경제단체가 매주 정치권을 찾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재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그만큼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치권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경제단체가 강하게 목소리를 내줌으로써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했다.지난해 경총 회장직 연임에 성공한 손 회장은 CJ그룹 경영에서 한발짝 물러선 이후 활동영역을 더 넓히고 있다. 숱한 정치·경제 이슈에서 활약하며 쌓은 인맥으로 외교가까지 넘나든다. 2년 연속 중국과 일본 대사를 초청해 양국간 산업 교류 확대를 논의했다.한중일 무역갈등 속에서 조정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실제로 한일간 소재부품장비 갈등과 최근 요소수 대란에서 중국 공급망 안정에 손 회장의 역할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재계 안팎에서는 손 회장의 3연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노사 문제에 국한했던 경총의 외연확대가 심상치 않다"며 "재계 큰 어른인 손 회장이 직접 현장을 뛰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가볍게 치부하지 못하는 눈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