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적용, 내년 1월부터 시행'님' '패스트 트랙' 이어 성과중심 조직문화 안착
  • CJ그룹이 또다시 파격 인사제도를 꺼내들었다. 

    내년부터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 

    CJ는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및 글로벌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고전적인 직급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CJ는 특히 미래성장의 주역이 될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성장기회'를 구현할 제도적 기반이 승진단계를 줄이고 성과, 역할을 중시하는 인사 조직문화 구축에 있다고 보고 있다.

    CJ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임원직제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를 거쳐 임원인사에 적용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CJ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님' 호칭을 도입해 수평적 소통문화를 안착시킨바 있다. 2012년에는 입사 후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도입했다.  

    이번 임원직급 단일화라는 파격을 시도하는 이유는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벤처·스타트업으로 출발하지 않은 기존 대기업 그룹 가운데 임원 직급을 2~3단계까지 축소한 사례들은 있지만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CJ가 처음이다.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임원)'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보직에 오르게 된다.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발탁 및 경영자 육성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다.

    이번 조치로 CJ는 내년부터 임원의 대외호칭으로는 대표이사, 부문장, 실장, 담당 등 직책을 사용할 방침이다. 내부에서는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님' 문화를 시행 중으로 변화가 없다.

    아울러 일반직원들의 직급체계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기존 7단계이던 직원 직급을 전문성, 리더십 등 구성원의 역량 및 역할 중심의 'Associate-Specialist-Professional' 3단계로 축소하고 승진에 필요한 최소 근무연한을 철폐했다. 

    CJ CGV와 CJ푸드빌도 젊은 인재의 빠른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7단계에서 4단계로 직급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CJ ENM, CJ대한통운도 내년부터 단순화된 새로운 직급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그룹의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