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매출 10조' 등 코로나19 이전 회복정유-석화 부문, 본격적 실적 회복 요원MFC, 글로벌 신증설 따른 과잉공급 우려 부담대규모 투자 여파 재무안정성 저하 속 '완만한 회복' 전망
  • ▲ GS칼텍스. ⓒ정상윤 기자
    ▲ GS칼텍스. ⓒ정상윤 기자
    GS칼텍스의 연간 실적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그러나 뚜렷한 실적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유 부문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걸림돌이며 석유화학 부문의 신증설 물량도 부담이다.

    특히 야심 차게 추진한 MFC도 에틸렌 과잉공급 우려 확산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 게다가 해당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차입 부담마저 가중돼 재무안정성 회복에도 시간이 요구된다.

    29일 SK증권에 따르면 GS칼텍스는 4분기에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693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4년 3분기 이후 29개 분기 만에 10조원 달성이 예상되는 매출은 3분기 9조790억원에 비해 11.6% 늘어날 전망이며 지난해 4분기 5조1342억원에 비해서는 97.3%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분기 3978억원에 비해 43.0% 증가하면서 2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512억원에 비해서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7년여 만의 분기 매출 10조 달성 등을 기반으로 연간 실적도 호실적이 점쳐진다.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1조98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SK증권은 예상했다.

    매출은 지난해 22조원에 비해 49.7% 증가하면서 2018년 36조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9192억원에서 흑자전환하면서 2017년 2조15억원 이후 4년 만에 최고 실적이 예상된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대규모 재고시차 반영, 석유제품 수요 회복과 수급여건 개선, 신규 설비가동을 통한 이익 확대 전망, 윤활기유 및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 추이 등을 고려하면 전년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및 미·중 갈등 심화 등의 경기변동 요인을 고려하면 당분간 실적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가 급등 및 자연재해에 따른 정유·화학 설비 공급 트러블 등의 호재가 일시적 요인인 데다 항공유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 부문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완만한 글로벌 석유 수요 회복세 및 제한적인 정제마진 회복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영업실적 개선에는 중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중동산 두바이유의 경우 5월까지 연초 배럴당 55달러에서 완만한 상승을 보였고, 6월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 등으로 유가가 강세를 보인 결과 10월에는 80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12월 들어 오미크론 확산 우려 여파로 70달러까지 하향 조정됐다.

    석유 수요 회복 속에서 정제마진은 8월 이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 안정화에는 항공유 수요 회복을 포함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의 완연한 증가가 선행돼야 하지만, 수요 회복에 잠재된 불확실성 요인들로 인해 정제마진의 안정화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각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한 수요 회복, 미국 이상 한파에 따른 PX, 벤젠 스프레드 상승 영향 등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하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연간 벤젠 93만t, PX 135만t을 비롯해 280만t의 방향족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전방 수요 회복세, 중국 신규 PTA 설비가동으로 인한 방향족 제품 스프레드 상승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 미국설비 정상화, 동북아 지역 내 신규 설비가동에 따른 공급 부담 확대로 일부 제품 스프레드가 약세로 전환됨에 따라 수익성이 하향 조정됐다.

    게다가 향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설비증설이 이어질 전망인 점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2019년에 비해 저조한 이익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 제품 PTA 설비증설이 병행되고 있어 PX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추가적인 PX 설비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PX 스프레드가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예정된 글로벌 PX 설비증설 물량은 약 900~1000만t 안팎으로 추정된다.
  • ▲ GS칼텍스 여수공장. ⓒGS칼텍스
    ▲ GS칼텍스 여수공장. ⓒGS칼텍스
    이와 함께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등 올레핀 제품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2019~2021년에 걸쳐 총투자비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MFC(Mixed Feed Cracker) 설비투자를 완료했다.

    이번 증설을 통해 에틸렌 75만t, 폴리에틸렌 50만t 추가 생산이 가능해져 투자 완료 후에는 국내 6위권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신규 증설이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됨에 따라 신규 출회 물량이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2016~2018년 석유화학 호황기를 거치며 글로벌 공급 확대 계획이 대규모로 세워졌고, 2019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에틸렌을 비롯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증설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급락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하락해 증설 계획이 보수적으로 전환됐으며 증설 중인 공사현장 폐쇄까지 발생하면서 공급 확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영향이 둔화하면서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대규모 증설이 예정되고 있으며 특히 공사현장 재개 등으로 내년에 신규 물량 출하 일정이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의 경우 향후 2~3년간 증설이 지속할 전망이며 PE 및 PP 등 수지 제품 역시 중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이 예정됐다.

    이익 개선세가 뚜렷한 윤활기유 부문도 올해 스프레드 개선이 자연재해로 인한 정제설비 가동률 하락, 정기보수 등 일시적 공급 충격에 따른 영향으로 지적된다.

    업계 설비 가동률 상승 등을 바탕으로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윤활기유 수급 이슈가 점차 완화돼 수익성이 다소 저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홍석준 실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글로벌 경기 상황과 산업 내 수급여건 등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일부 남아 있으며 정제마진, 유가,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 등의 주요 변수에 대해서는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차입 부담으로 저하된 재무건전성도 체크 포인트다.

    GS칼텍스는 2018년부터 2021년 3분기까지 총 3조5000억원의 CAPEX 지출이 이뤄졌다. 2016~2019년까지는 잉여현금 창출을 통해 재무여력을 확충하는 현금흐름을 보였으나, 2020년 이후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유가 급락 영향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대폭 축소됐음에도 MFC 투자 진행, 리스 부채 증가(약 4000억원)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했다.

    올해도 영업 현금 창출이 개선됐음에도 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 MFC 잔여 투자 등으로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높은 레버리지가 지속했다.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5조2486억원으로, 지난해 4조1373억원에 비해 26.8% 늘어나면서 2018년 2조8874억원부터 3년 연속 증가했다. 3년 만에 곱절로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26.3%에서 48.8%로 높아졌다.

    부채 규모는 최근 6년(2016~2021년)새 최대 규모인 1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9조5041억원에 비해 25.8% 증가하면서 2년 연속 불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6년새 최대치인 111%로, 지난해 3분기 95.3%에 비해 15.8%p 악화했다. 직전 5년 평균 부채비율은 90.8%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 MFC 잔여 투자 진행 등으로 확대된 차입 부담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기적으로 MFC 설비가동 효과 등에 따른 꾸준한 영업 현금 창출, 투자 축소에도 배당 지급 가능성을 고려할 때 재무 부담은 완만하게 완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