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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 노조 먼저 탈퇴하라"… 경제계 '노동이사제' 역공

"부작용 최소화 시급""민간기업 확대 안 돼""사회적 합의없는 법 처리 그만 둬야"

입력 2022-01-11 16:11 | 수정 2022-01-11 16:51

▲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해 첫 본회의에서 노동자 대표가 공공기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노동이사제)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고 있다.ⓒ연합뉴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재계는 일제히 우려를 쏟아냈다.

국회는 11일 본회의에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추천이나 동의를 얻은 비상임 이사 1명을 포함시키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통과된 법안은 정부 검토를 거쳐 조만간 공포될 예정이다. 시행은 공포 6개월 후다. 상임위 논의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불과 1주일만에 이뤄졌다.

법률이 시행되면 350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추천 비상임 이사가 활동하게 된다. 의결권과 발언권도 갖게 되며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만 노동이사가 될 수 있다. 임기는 2년으로 1년 단위로 연임 가능하다.

경영계는 노동이사제가 우리나라 경제시스템과 부합하지 않고, 이사회가 노사갈등의 장으로 변질돼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재검토가 필요함을 요청해왔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향후 운용 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시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조합원과 경영진의 일원인 이사의 신분은 이해충돌 관계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노동이사 임기 중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법상 근로자가 이사로서 임원이 되면 조합원 신분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경총은 또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에 도입될 경우 우리 시장경제에 큰 충격과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향후 민간기업 확대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재계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시작되면 민간기업으로 확대하려는 정치·사회적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주요 기업들의 임단협에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단골 안건으로 올라오는 추세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조사본부장은 "공공부문의 노동이사제 의무화를 시작으로 향후 민간기업까지 이를 의무화하는 데로 나아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경제계의 우려와 신중한 입법 요청에도 불구하고 속전속결로 통과시킨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에 따른 영향을 정확히 살피는 한편 민간기업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법안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처리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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