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자-일반환자 분리 필수적인데 ‘적용 불가능’ 병원급 대비 협소한 의원급 공간배치 한계 원장 혼자서 신속항원-PCR 모두 진행하는 곳도
  • ▲ 3일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의원급 의료기관 현장. ⓒ경남희 기자
    ▲ 3일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의원급 의료기관 현장. ⓒ경남희 기자
    동네의원이 코로나19 검사·진단·치료에 참여한 첫날, 감염관리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염 차단을 위해 필수적인 동선관리 등 구조적 문제가 취약했다.

    전파력이 빠른 오미크론을 대응하기 위해 의료체계가 변화했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황으로 지역사회 재전파 우려가 커진다. 

    3일 본지가 코로나19 대응을 시작한 동네의원 현장을 살펴본 결과, 검사자와 일반환자가 뒤섞여 같은 장소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 건물 내 다른 상점과 동시에 입주해있는 구조적 한계 탓에 병원 외 방문자들과의 동선도 겹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날 서울 중구 A의원은 코로나19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했지만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진료 대기장소를 운영했다. 

    코로나 확진일 가능성이 있는 검사자와 일반환자가 같은 동선에 있었고, 한명의 간호사가 모두에게 체온을 측정하는 형태였다. 

    해당 의원은 기자임을 공개하자 그때서야 동선관리를 시작했지만 검사자와 일반환자의 명확한 분리가 불가능했다. 

    의원 측은 “나름대로 동선관리를 위해 준비했지만 첫날이라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추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A의원은 이미 신속항원검사를 시행 중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일 기준 확정한 코로나19 동네의원 명단 181곳에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A의원과 이름이 동일한 타 지역 지점은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속항원검사 시행시점과 최종 명단 업데이트 사이에 공백이 존재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국은 “검증 후 순차적으로 동네의원 리스트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 ▲ 규모가 협소하지만 신속항원검사와 PCR검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의원. ⓒ경남희 기자
    ▲ 규모가 협소하지만 신속항원검사와 PCR검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의원. ⓒ경남희 기자
    서울 용산구 B의원은 A의원에 비해 규모가 협소한 1인 원장 체제로 운영되지만 신속항원검사에 PCR검사까지 다 가능한 곳으로 지정됐다. 

    애초에 동선을 분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다가 감염관리 인력 보강도 이뤄지지 않았다. 일반환자와 검사자가 다닥다닥 붙어 대기하는 구조로 기본적인 1m의 거리두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교차 감염 위험을 묻자 B의원 원장은 “1인 원장이라도 검사와 일반진료는 구분해서 보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며 “검사 인원이 많아지면 보건소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동네의원의 코로나19 대응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오미크론 대유행 억제를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와 희생에 박수를 쳐야 마땅하지만 견고한 준비 없이는 부작용 발생 우려가 크다. 

    앞서 대한내과의사회는 “동네의원 참여시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거나 재택치료만 참여하는 방향으로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만약 의원급에서 코로나19 진단까지 범위가 확대된다면 4중 보호장비, 환기 가능한 독립 공간 마련을 지원하는 등 정부의 지원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해당 조처는 이뤄지지 않은 채 시행됐다. 

    이와 관련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감염관리 자체가 취약한 동네의원에 성급한 코로나19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를 묵인한 상황으로 지역사회 재전파가 큰 걱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