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현대엔지니어링 청약 철회…증시 조정 속 청약 부진 ‘발목’인카금융서비스·바이오에프디엔씨 등 중소 업체 수요예측 부진 IPO 시장침체 및 철회기업 속출 시 증권사 수수료 수익도 타격
  • 최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증권사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IPO 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질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IPO 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지난달 26일까지 진행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대 1 아래로 알려진 상태다. 이는 앞서 올해 상장한 IPO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2023대 1), 오토앤(1713대 1), 케이옥션(1683대 1) 등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공모가가 희망 범위(5만7900~7만7500원) 하단으로도 책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면서 남은 상장 절차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뿐 아니라 인카금융서비스, 바이오에프디엔씨 등 최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중소규모 업체도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다. 

    기업형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달 24~25일 양일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3.69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밴드(2만3000~2만7000원) 최하단보다 5000원 낮은 1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모금액도 158억원으로 줄었다.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기업 바이오에프디엔씨 또한 같은 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4.01대 1을 기록,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공모가는 희망밴드(2만3000~2만9000원) 상단인 2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IPO 부진 배경으로 증시 급락을 꼽는다. 최근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공모주 주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IPO 시장이 다소 부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상장을 주관하며 발행사로부터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받는다. 다만 IPO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일정이 중단되는 경우 해당 수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사라질 수 있다. 

    실제 올해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대표·공동 주관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의 경우 수십·수백억원대 인수대가 및 일반청약 수수료를 얻었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IPO 조직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사별로 조직 확대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IPO본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올해 들어 IPO 시장이 좋지 않은 분위기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결국 증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아직 IPO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라며 “여전히 남아있는 대형주 IPO가 공모주 청약 열기를 재차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